(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호주의 자유·국민 연립당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잇단 '보복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토니 애벗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립당 정부는 출범하기가 무섭게 친(親) 노동당계로 분류되는 고위직 공무원들을 잇따라 해고했다.
줄리 비숍 신임 외교장관이 취임하기도 전에 뉴욕 주재 호주총영사로 내정됐던 노동당 출신 스티브 브랙스가 해임된 데 이어 앤드루 멧카프 농림수산장관과 블레어 콤리 관광장관, 돈 러셀 산업혁신장관 등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돌연 해임당한 3명의 장관은 전문 관료 출신이지만 친노동당계 인사로 분류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멧카프 장관은 과거 노동당뿐 아니라 자유당 정부 시절에도 요직에 등용되는 등 30년이 넘게 캔버라에서 전문 관료도 봉사해온 인물이어서 그의 해임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보복인사'는 정부 산하 공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노동당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전국광대역통신망(NBN) 설치사업을 담당하는 공기업 'NBN CO.'의 전 임원진이 23일 말콤 턴불 통신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의 일괄 사표 제출에는 자유당 대표 출신인 턴불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턴불 장관은 야당이던 시절부터 'NBN CO.'의 방만한 예산운용과 사업지연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처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보복성 인사가 잇따르자 차기 노동당 대표로 유력시되는 앤서니 알바니즈 의원은 "직책이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 호주공무원위원회 위원인 앤드루 포저 호주국립대 교수는 "이들은 업무적 특성상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다룰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로 관료들 사이에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수행하지 않고 복지부동하는 풍조가 양산될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24 10: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