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아시아, 우즈베크 '천지꽃 합창단' 모국 방문 추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죽기 전에 한복을 곱게 맞춰 입고 고국 땅에서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평균연령 70대의 고려인 할머니·할아버지 합창단 '천지꽃'이 첫 한국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동포와 난민 등을 지원하는 NGO 프렌드아시아는 내달 말 천지꽃 합창단의 모국 방문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천지꽃 합창단은 지난 1992년 우즈베키스탄 이크 마을에서 고려인 26명이 모여 처음 창단됐다.
21년이 지나면서 단원 중 다섯 명이 세상을 떴고 지금 할머니 19명에 할아버지 2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고령자인 허 갈리나 할머니는 83세이고, 최연소 단원도 66세에 이른다.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전후로 태어나 오랫동안 고국과 단절된 생활을 한 탓에 지난해 초청 프로그램으로 한국을 찾은 한 명의 단원 빼고는 모두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간절한 소원은 세 가지.
우선 색도, 모양도 제각각이고 그나마 오래돼 여러 번 기워입은 한복이 아닌 깨끗한 한복을 단복으로 갖춰 입는 것, 대한민국에서 합창 공연을 펼치는 것, 그리고 한국의 전통과 예절을 제대로 배워 고려인 후손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프렌드아시아는 이들의 첫 고국 공연이 성사될 수 있도록 주선하는 한편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희망모금을 통해 이들의 항공료와 한복 제작비를 모금하고 있다.
박용선 프렌드아시아 사무국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잊지 않고 살아온 고려인 분들의 마지막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다"며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천지꽃 합창단'의
연습 모습<<프렌드아시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