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대권주자의 압도적 승리냐 경험과 연륜의 막판 뒤집기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거에서 '대세론'으로 문재인 후보가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면 중반 이후 박지원
후보가 자신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로 반격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지역별 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깜깜이
선거' 탓에 안갯속 판세만 거듭되며 상반된 예측만 난무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서울지역 합동간담회에서 박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문재인대세론'에 일침을
가했다. 박 후보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여론조사에서 박지원이 1등을 했다"며 "대의원 조사에서 제가 다른 후보들보다 약 20%포인트 앞섰다.
권리당원은 약 13%포인트 앞섰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한 말이다. 이 조사에서 박 후보가 대의원에서 51.5%, 권리당원에서 47.7%의 지지를 받아 각각
31.9%와 34.6%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대의원 985명ㆍ권리당원 1018명 대상(응답률
19.8%ㆍ7.5%)으로 ARS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비중이 대의원ㆍ권리당원이 75%이고 일반 여론조사가 25%라는 점에 따라 박 후보는 '당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내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당대표를 선출하는 데 국민의 지지 이상으로 더 중요한
기준은 없다"며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당의 간판이 돼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통합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경쟁력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지난주보다 1.2%포인트 상승한 16.7%의 지지율로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이처럼 두 후보의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내에서 판세를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 중진급 의원은 "국민들로부터 48%의 지지를 받았던 후보의 저력이 쉽게 꺾이지는
않는다. 문재인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관건이 아니라 당대표가 된 뒤 자신의 측근들을 결단력있게 내침으로써 당 혁신 의지를 얼마나
보여주는가가 관건"이라고 현재 판세를 전했다. 반면 당대표 후보들과
합동순회경선에 나선 한 최고위원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중앙에서만 보면 문재인대세론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분명 온도차가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