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관에 '검찰 출신' 박상옥 임명제청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2월17일 퇴임하는 신영철(61·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의 후임으로 박상옥(58·11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21일 임명제청했다. 박 후보자가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대법원 내에 유일한 검찰 출신 대법관이 된다. 검찰 출신 대법관은 지난 2012년 안대희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배출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양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구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투표한다. 국회에서 가결되면 박 대통령이 박 후보자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하게 된다. 앞서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지난 14일 회의를 열어 3명의 후보를 선정해 양 대법관에게 추천했다. 양 대법원장은 "박 후보자는 대법관에게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고 검사, 변호사, 국책연구기관장을 거치면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대법원이 본연의 헌법적 사명을 다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사법부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청 사유를 밝혔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 후보는 1984년 임관한 이래 각급 검찰청에서 약 25년을 검사로 근무했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 범죄정보관리과장, 사법연수원 교수,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지내다 2008년 서울북부지검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했다.
이후 법무법인 충정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 후보는 온화하면서 단호히 원칙을 고수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성품으로 알려졌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재직할 당시 노동조합을 결성해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했던 호텔 종업원들을 부당하게 해고한 사업주를 구속했으며, 인천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관내 세무공무원들이 거액의 뇌물을 받고 국세를 감면해 주는 등 조직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했다. 또 검사 재직 시 미국 해외연수에서 비교법을 연구한 것을 계기로 사법연수원 교수로 부임해 미국 형사법을 강의하고 관련 교재를 저술했다. 한편, 박 후보 임명시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4명 가운데 12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들로 채워지게 되서 다양성을 벗어나지 못한 획일적 인적구성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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