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최순실 사태로 여야없이 발칵 뒤짚혀

정치권은 ‘최순실 특별검사’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야당들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이 유출된 헌정사 초유의 국정농단에 대한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에서도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반발 기류는 가라앉지 않았다. 비박계에서는 대통령의 ‘탈당’ 요구까지 나왔다. 여당이 청와대와 ‘선 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라며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총사퇴 등 강도 높은 국정쇄신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대통령 탄핵 가능성’도 거론했다.

새누리당, “국기문란” “특검해야”

새누리당은 발칵 뒤집혔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개입’을 일부 시인하면서 친박 일각에서 까지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졌다. 여권 내 금기시되던 대통령 ‘탈당’까지 거론된 만큼 임기 후반 여권의 본격적인 분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범친박계인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회견 후 기자들에게 “사안의 심각성을 대통령이 받아들였으니 그에 맞는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해명은 비박계를 중심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당내 비판에 기름을 끼얹은 분위기다.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께서 오늘 사과한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대한민국 공화국과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의 정치’의 결정판”이라고 한 데 이어, 박 대통령 사과 후 “대통령이 당적 정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비판 수위를 ‘탈당’ 요구로 높였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두루뭉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한다’고 해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여당은 발칵 뒤짚여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는 ‘최순실 게이트’ 논의로 30분 늦게 열렸다. 이정현 대표의 미온적 대응으로 여당 ‘투톱’ 간 인식차를 드러낸 데다, 다수 친박계 의원들도 ‘침묵’을 이어가면서 향후 대응 방식을 두고 계파 간 파열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야당 “청와대 참모진 총사퇴”

야당은 “특검과 청문회, 국정조사 등 특단의 수단을 동원”(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하겠다며 총공세를 폈다. 향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문서 유출 경위를 추궁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젠 박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 야당의 공세 수위는 더 높아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상황인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긴급 최고위를 열어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당 차원에서 ‘최순실 특검법’을 발의키로 뜻을 모았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단순한 권력형 비리가 아닌 국정 붕괴”라며 청와대 참모진 일괄 사퇴를 주장했다. 박 대통령 기자회견 후엔 “이렇게 가면 정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도대체 이게 나라인가”라며 내각 총사퇴 등을 주장했다. 이날오전 “박 대통령의 자백이 필요하다”(원내대책회의)고 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 기자회견 후 “변명으로 일관한 사과였다. 좀 더 감동적인 자백을 해야 한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박 대통령 사과에 대해 “일곱 문장 눈가림으로 무마될 일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탄핵 사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스포츠닷컴 정치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