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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미국 거장 3인을 만나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5.31.부터 멜랑콜릭 시네마 개최

posted May 3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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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욱 기자/스포츠닷컴]

 

유럽의 걸작들과 고전영화를 주로 상영해온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는 5월 31일부터 6월 16일까지 동시대의 ‘뜨거운’ 미국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획전 ‘멜랑콜릭 시네마 - 동시대 미국거장 3인전’을 마련하였다.

 

‘멜랑콜릭 시네마 - 동시대 미국거장 3인전’ 감독 소개

 

21세기 미국 영화계의 도발적인 천재 시네아스트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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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학교가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를 갖고 놀며 영화를 배운 비디 오 세대 영화광으로, 종종 쿠엔틴 타란티노에 비견된다. 현란하면 서도 유연한 카메라워크는 마틴 스콜세지를 떠올리게 하며, 수많 은 캐릭터를 조율하는 능력은 로버트 알트만에 버금간다는 평가 를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현대 미국인의 내면적 파열에 대한 뛰 어난 통찰,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의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창 의성은 그를 동세대 감독 가운데 최상위에 올려놓았다.

 

18살의 나이에 전직 포르노 스타를 다룬 단편 페이크 다큐 <덕 디글러 스토리>(1988)를 만들었고, NYU 필름프로그램 등록금을 빼내 단편 <커피와 담배>(1933)를 만들었던 이 악동은 선댄스영화제의 지원으로 장편 데뷔작 <리노의 도박사>(1996)을 내놓으면서 영화신동으로 주목받는다. 1970년대 미국 포르노 산업의 이면을 자유분방한 카메라워크와 뛰어난 캐릭터 앙상블로 그려낸 두 번째 장편 <부기 나이트>(1997)는 비평적 절찬을 받았다. 이후 <매그놀리아>(1999)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2000)을, <펀치 드렁크 러브>(2002)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평가받게 된다. 최신작인 <마스터>(2012)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유럽이 더욱 사랑하는 멜로드라마의 귀재

제임스 그레이 James Gray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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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그레이는 동세대 감독 중에서 이례적으로 고전적인 서사를 고집하며, 유태인 가족이라는 한정된 소재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 안에서도 화면 전체에 숨막히는 억압과 운명론적 비애의 기운을 불어넣은 영화적 재능은 따를 자가 없다는 점에서 니콜라스 레이의 진정한 후예라 불릴만하다. 가부장적 억압의 폭력성, 비극적 멜로드마의 감수성이 공존하는 그의 영화는 질식당한 청춘으로 등장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명연기와 어울리면서 매번 절창을 빚어낸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왔지만, 프랑스 평단과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소수의 미국 감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한때 화가를 꿈꾸기도 했던 제임스 그레이는 뉴욕 퀸즈에서 자랐고 USC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25세에 만든 데뷔작 <리틀 오데사>(1994, 한국에서는 <팀 로스의 비열한 거리>라는 제목의 VHS로만 소개되었다)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으면서 일약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았다. 하스미 시게히코는 이 영화를 1990년대 최고의 데뷔작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레이는 흥행에서 매번 실패하면서 제작의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 내놓은 <더 야드>(2000), <위 오운 더 나잇>(2007), <투 러버스>(2008)은 빠짐없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올해 완성한 신작 <이민자> 역시 칸영화제의 환대를 받았다.

 

사회적 편견에 실험적으로 맞서는 뉴 퀴어 시네마의 대표감독

토드 헤인즈 Todd Haynes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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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인즈는 이번 기획전에 소개되는 3인 중에서 가장 실험적인 영화미학을 추구한다. 발표하는 영화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파격적이고 창의적인 서사와 섬세한 여성적 혹은 퀴어적 감수성, 그리고 우울과 불안의 탁월한 디테일 연출은 비할 바 없이 매혹적이다. 현대 퀴어 시네마의 주요 감독 중 하나이지만 성적 소수자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정신적 폐허라는 보편적 주제를 대중적인 화법으로 설득하는 재능도 겸비했다. 미국의 명문 브라운대학에서 예술과 기호학을 전공한 헤인즈는 졸업 후 뉴욕으로 이주해 단편 <수퍼스타>를 만든다. 거식증으로 사망한 카렌 카펜터의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만든 이 창의적 단편은 곧바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1991년에 만든 장편 데뷔작 <포이즌>은 우파들로부터 포르노그라피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다른 한편에서 현대 퀴어 시네마의 원조라고 평가되었고,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줄리안 무어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로 등장하는 <세이프>(1995)

 

고금을 막론하고 미국영화계의 놀라운 점은 산업적 시스템이 가장 완강한 곳에서 가장 풍성한 예술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 제임스 그레이, 토드 헤인즈는 미국영화의 경이를 입증하는 뛰어난 감독들이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다수의 국내 미개봉작을 포함해 이들의 전작 15편이 상영된다.

 

<미국의 젊은 거장 3인방 ‘폴 토마스 앤더슨’ ‘제임스 그레이’ ‘토드 헤인즈’>

스타일과 작업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장르적 관습에 기대지 않고 동시대인들의 우울한 내면을 치열하게 탐구해 왔다는 점에서, 그리고 논란의 와중에서도 출중한 미학적 성과를 이루어왔다는 점에서 이들을 미국의 젊은 거장 3인방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40대 초반(폴 토마스 앤더슨, 제임스 그레이)에서 50대 초반(토드 헤인즈)에 걸쳐있는 이들의 작품 대부분은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절찬 받았고 다수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상영작 중에서 폴 토마스 앤더슨의 눈부신 데뷔작 <리노의 도박사>(1996),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마스터>(2012), 1990년대 최고의 데뷔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제임스 그레이의 <리틀 오데사>(1994), 칸영화제에서 절찬 받은 <투 러버스>(2008), 현대 퀴어 시네마의 원조로 불리는 토드 헤인즈의 <포이즌>(1991)과 줄리안 무어의 귀기 어린 연기로 유명한 <세이프>(1993)는 국내 미개봉작이다. 여타의 상영작들도 대부분 극소수 극장에서만 개봉되어,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3차례의 특강이 마련된다. 이윤기 감독(<여자 정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이 6월 7일 폴 토마스 앤더슨과 <펀치 드렁크 러브>에 대해, 뛰어난 소장 평론가인 정한석 기자(씨네21)가 6월 8일 제임스 그레이와 <투 러버스>에 대해,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음악평론가인 신현준 교수(성공회대)가 6월 13일 토드 헤인즈와 <아임 낫 데어>에 대해 강연을 펼친다. 이와 더불어 박인호 영화 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영화 해설도 준비되어 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멜랑콜리’함은, 단순히 ‘우울’이라는 의미로 한정 짓기엔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단어다. 이 매력적인 정서를 감독들 각자의 영화 스타일로 다양하게 표출한 이번 상영작들이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멜랑콜리한 감정과 깊이 공감되기를 기대해 본다.

 

‘멜랑콜릭 시네마 - 동시대 미국거장 3인전’의 관람료는 일반 6,000원, 회원포함 청소년 및 경로는 4,000원이다.(매주 월요일은 상영 없음) 자세한 작품정보와 상영시간표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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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옥 기자 smi54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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