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국회 상임위. 국민을 장님으로 보나
근간 20대 국회 후반기가 출발하면서 16개 상임위원회가 8개 상임위원장 직을 임기 2년 중 각 1년씩을 2명의 의원이 나누어 맡기로 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처사이다.
이와같이 위원장의 임기를 나누어 먹기 식으로 하는 것은 다선 의원이 많고 이들 고참 의원들의 자리를 안배하려고 하다보니 전문력과 실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예를 갖추려고 어른 대접을 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보건복지위, 국토교통위, 외교통상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서 위원장의 임기를 나누고,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 기획재정위를 다선 의원 2명이 각각 1년씩 위원장을 나누어 맡는다.
이러한 나누어먹기식 배정은 18대 국회 때부터 슬금슬금 시작하여 19대 국회 때는 당연시 되었으며, 여야가 바뀐 20대에 와서도 여전히 이러한 위원장 배정 방식은 관례화가 되었다.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위원장은 중요한 법안을 심의하고 의사일정을 최종 결정하는 책임자로서 그 전문력과 실력이 우수한 의원이라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기준보다는 우선 다선의원과 실세 의원을 위주로 안배했음을 상임위 곳곳에서 볼 수 있기에 실로 염려되지 않을 수 없는 국회 현실인 것이다.
더구나 초등생 아이도 웃을 일은 전문력으로나 자질로나 도저히 상임위원회라는 위치에 포인트를 맞출 수 없는 무자격자가 버젓이 법안을 심의하는 상임위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현재 수사중인 염동열 의원 같은 경우 자신의 비리와 관련된 기관과 그 업무분야가 연관있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배정됐고, 사학비리로 7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역시 현재 수사 중인 홍문종 의원은 사학과 관련있는 교육위원회에 배정되었으며, 1심 재판부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이완영 의원의 경우, 법을 다루고 검경, 법원을 관장하는 법사위원회에 배정받아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법 등을 다루고, 법원과 관련한 모든 의안을 심의하는 상임위원 신분으로 배정되었다.
이러한 상임위의 구태의연한 처사를 보면 우리 손으로 뽑아 국회에서 국민의 안녕과 행복 그리고 공정한 법 질서를 위해 땀을 흘려달라고 보낸 국민을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 국민을 장님으로 보는 건지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강조하건대, 국회 개혁을 입으로만 속삭이지 말고, 행동으로 개혁하여 진심으로 우리 국민의 일꾼답게 당당하게 일해주기를 재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