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얼굴
-손자병법 작전편-이용당해 주면서 이용해야 한다-
남북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이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해소하고 개성공단 전면가동 중단 이후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복원한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며, 남북이 다시 대화의 문을 연 것은 2018년 새해 초부터 통일을 향한 국민여망에 매우 희망적인 일이다.
그러나 음력설을 계기로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관한 합의를 내지 못하고, 북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주최 측 우리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내세우지 못하고 한반도기를 건다는 일이 안타깝다.
이번 회담은 10년여 남북간 대화의 공백을 깨는 재개여서 문재인-김정은 시대의 첫 대화의 장이라는 의미도 크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이슈의 기간 동안에 남북간 통일을 향한 새로운 희망과 갈등을 가늠해보는 계기가 되는데다, 북의 핵 도발에 대한 미래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지난 9일 공동 보도문에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 긴장 해소를 위한 군사회담 개최, 남북 관계 모든 문제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해결한다는 3개 항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이 평창올림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불 보듯 뻔하다.
남북대화를 바라는 한국과 핵 폐기를 바라는 미국과의 사이에서 시소를 타며 전쟁과 평화의 양면을 갖고 북의 의도대로 이끌어 가보려는 전략이다.
북은 비핵화 문제를 당사자인 한국과는 논의할 의사가 없고, 미국 등 강대국을 상대로 한 카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남북관계 모든 문제를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해결한다’는 합의 조항이 무색할 정도이다.
북한의 가면 속에 숨겨진 진짜 얼굴을 제대로 파악하고, 손자병법의 작전편에서 -而更其旌旗, 車雜而乘之, 卒善而養之, 是謂勝敵而益强.(이갱기정기, 거잡이승지, 졸선이양지, 시위승적이익강)-획득한 적의 깃발을 갱신하여 아군의 깃발로 바꾸고 획득한 전차를 아군의 군대에 혼합하여 편성하고 그것을 아군이 이용한다. 붙잡힌 적의 병졸들을 잘 대해준다. 이것이 적에게서 승리를 하고 나를 강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처럼 이용당해 주면서 이용하는 전략을 우리 측은 추진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우리 대한민국과 한반도기를 함께 든 지 2년만에 서해에서 우리 참수리정을 침몰시켜 국군을 사상시켰고, 2006년엔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우리와 한반도기를 함께 걸고 참가한 이후 5개월 뒤에, 미사일 7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하였으며, 2007년엔 ‘2007 창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웃으면서 입장한 이후 1년6개월만에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을 사살하는 등 대한민국을 갖고 노는 만행 서슴없이 저질렀다.
핵을 폐기할 의사가 전혀 없이 많은 고난 속에서 이루어진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평화와 대화를 가장하며 우리와 함께 나란히 참가하는 북의 가면 속 진짜 얼굴을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어찌됐든지 이번 평창올림픽의 북 참가는 환영할 일이다.
일단 마주 앉아 대화할 시간과 공간을 얻었으니 핵 포기와 남북통일에 대한 협상을 재개하고, 국제무대에서 평창올림픽을 통한 대한민국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야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