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영란법’이 무색한 박채윤의 ‘뇌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와의 유착관계 등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비선진료’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메디칼 대표에 대한 특검 수사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숨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는 세간의 추측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사건이라고 하겠다.
사건전말을 추정해 보면 당시 2015년 15억원 규모의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따내는 댓가로 구속된 박채윤 대표는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에르메스 가방과 현금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네고, 남편의 병원을 통해 성형시술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이들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여실한 사실은 당시 2015년 초인 3월 27일에 ‘김영란법’이 제정 공표되었는데 안종범 전 수석만 하더라도 청와대 정책수석이라는 신분의 위치에서 김영란법을 모를리 없고, 또한 이 법의 제정 공표에 있어서도 관여안했다고 말할 수 없는 위치이었음에도 버젓이 고가의 뇌물을 서슴없이 받았다는 사실이 청와대 기강이 얼마나 문란했었나 하는 점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식사를 3만원 이상만 해도 부정수수청탁에 저촉된다는 이 김영란법을 무색케 하는 이런 행위가 청와대와 고위층에선 아무런 저촉없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사실이 국민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검은 청와대로부터 많은 특혜를 받은 와이제이콥메디칼의 박채윤에 대해 여죄를 추궁하고, ‘비선실세’로 조사중인 최순실의 영향이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의 끈을 놓지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부정수수청탁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로 만들어진 김영란법이 제정 공표될 2015년 초 당시에 수백만원 상당의 가방 등은 물론 그 외에도 고가의 현금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주고 받으며, 정부의 금고를 집안의 금고 열듯 주물럭거리며, 뇌물을 챙겨준 특정인에게 정부의 금고(특혜)를 열어준 이들의 죄는 중죄에 처해야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