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북한이 11일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전날 미국정부에 이어 우리정부에도 같은 사항을 요구하면서 북한당국은 한미훈련 중단이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임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의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이날 '전쟁연습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다'란 논평에서 "(한국과 미국은)미사일 방어를 구실로 미사일 방위체계와 킬 체인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핵전쟁연습을 올해 상반기에 벌리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조선군부가 새해벽두부터 북침전쟁연습에 광분하는 것은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조선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자주통일을 이루려는 것은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으로 대세의 기본흐름인데도 남조선군부가 민심에 역행해 동족대결의 전쟁연습에 매달리는 것은 전쟁위험을 증대시키고 긴장을
격화시켜 북남대화가 열리지 못하게 하려는 고의적인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또
"동족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이 벌어지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는 신의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없고 북남관계도 전진할 수 없다"며 "속에 칼을
품고서는 열백번 마주앉아야 얻을 것이 없으며 따라서 그런 상태에서는 마주앉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조선은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갈
입장이라면 외세와 함께 벌리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두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침략적인 외세에 추종해 동족을
반대하는 북침전쟁연습에 계속 매달린다면 북남관계는 지금보다 더 험악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전날 보도문에서
미국정부에 "미국이 올해에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임시중지하는 것으로써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하고 이 경우 우리도
미국이 우려하는 핵시험을 임시중지하는 화답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조건부 제안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요구는 남북대화란 계기를 활용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12일 열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훈련 중지 요구에 대한 답변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