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배 징벌적 손배…乙에 불복기회·행위금지 청구권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차병섭 기자 =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은 28일 '갑(甲)의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갑을관계민주화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이종훈 의원이 대표 발의할 이 개정안은 현재 증권 부문에서 시행 중인 집단소송제를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등과 같은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도입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다만 집단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최근 3년간 3건 이상의 집단소송에 대표 당사자로 참여한 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집단소송의 대표 당사자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집단소송의 구성원을 50인 이상으로 규정했다.
소송 방식은 1인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경우 나머지 관련자 모두가 판결의 효력을 받는 '옵트아웃(Opt-out)' 형태다.
그러나 이런 방안에 대해 당내 반대의견도 적지 않아 입법화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집단소송제에 대해 "크고 작은 긍정적·부정적 효과가 동시에 있는, 즉 편차가 있는 제도"라면서 다소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은 집단소송제 이외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내용도 담고 있다.
거래상의 중대한 지위 남용에 대해 손해액의 3배를 배상하도록 하고, 지위 남용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복적일 경우 최고 10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한 것이 골자다.
개정안은 아울러 법 위반 행위가 중대하고 그로 인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법원에 해당 행위의 금지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공정거래위가 처분 결과를 이해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했고, 공정위의 처분을 수긍하지 못하면 서면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정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에 대해 재발방지나 경쟁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 공정위 시정조치의 실효성도 높였다.
개정안은 특히 제23조 2에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의 금지' 조항을 신설해 ▲거래상대방에 대한 상품·용역 구입 강제 ▲거래상대방에 자기를 위해 금전·물품·용역 기타의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 지위남용 행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종훈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착취적·종속적 갑을 관계를 협력적·대등적 구조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안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8 10: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