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2천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파낸 모래가 3년 만에 다시 쌓이는 현실,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4대강에 들어간 세금 22조 원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큰 비가 오면 4대강에 또다시 재퇴적이 가속화될 텐데 정부는
안정되고 있다는 반응만 내놓을 뿐 앞으로 돈이 얼마나 더 들어갈지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지적은 이미 감사원이
국토교통부에게 제기했던 문제이기도 하다.
감사원은 지난 2011년
낙동강 준설 전후, 공사 구간에 모래가 얼마나 다시 쌓이는지 조사를 했다. 준설 전 모래가 쌓여 있던 강바닥이 준설 후 평평하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준설 전과
유사하게 강바닥에 모래가 쌓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감사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류 및 지천에서 지속적인 모래 유입이 예상"된다며, 재퇴적된 구간을 다시 준설할 경우 2890억 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토해양부가 확보한 유지 관리 예산으로는 재퇴적된 흙의
10분의 1정도만 다시 퍼낼 수 있다며 향후 유지 관리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준설 문제는 공사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준설업체 관계자는 "계획된 수심을 다 내고 장마가 졌어요, 장마가. (흙이) 다시 밀려 들어와서
쌓이더라고. 이중으로 작업을 한 거죠"라고 밝혔다. 낙동강 공사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는 공사 기간에 파낸 흙 가운데 15%가 다시 퇴적돼 또 준설을 해야했다며 공사비 28억 원까지 추가 요구하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공사 단계부터 나타난 재퇴적으로 인한 예산 낭비 우려가
결국 현실화된 셈이다. 이미경 의원(새정치연합, 4대강 진상조사위원장)은
"4대강 사업에 이미 22조원의 혈세가 낭비됐는데요, 지금이라도 준설토 문제를 해결해야만 더 많은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조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관리는커녕 막대한 재준설비까지 예상되는 현실, 4대강에 대한 체계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