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여야 국회의원 148명이 참여하는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이 다음 달 1일 조찬 모임을 통해 개헌 공론화에 나선다. 지난 2월 전체모임 이후 8개월여만의 활동 재개이다. 2011년 발족한 이 모임은 올초 한때 재적 과반인 150명을 넘어서면서 헌법개정안 조문화 작업을 위한 소위를 구성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으나 세월호정국이 시작되면서 사실상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모임은 새누리당 이군현, 새정치연합 우윤근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으며 18대 국회 당시 개헌을 역점 추진했던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윤근 의원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달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하반기 모임 활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은 '2020년 체제를 위한 정치개혁과 개헌의 방향: 합의제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다. 이어 의원들은 서명 작업이 완료된 '국회 개헉특위 구성 촉구 결의안'의 제출 시점을 비롯해 조문화소위 재가동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은 올 연말까지 재적 과반의 회원 수를 회복해 개헌 조문화소위에서 마련된 단일 개헌안을 모임 차원에서 발의하는 방안과 정기국회 중에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 논의를 공론화하는 방안 등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투 트랙'으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모임 관계자는 전했다.
모임은 권력구조 개편 중심의 원포인트 개헌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 직선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조문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시기상으로 내년 초가 지나면 다음 총선·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개헌 논의가 동력을 잃게 된다"면서 "조문화 작업과 동시에 연말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첫 목표로 속도감 있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 측은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별도로 만나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모임은 최근 여야 일각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고무돼 있다.
지난주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개헌 전도사'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김태호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개헌주장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다만 김무성 대표는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 시점은 세월호 정국 파행으로 국회가 할 일을 못하는 시점이므로 파행 정국이 해결된 후 개헌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말씀해달라"며 시기조절론을 폈다.
새정치연합에서도 문 비대위원장이 취임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반적인 개혁을 이루기 위해선 헌법을 손봐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당 내부에서도 개헌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의원들이 개헌을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동의하거나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추동력을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의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