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개혁 공청회, 공무원 노조 난동으로 무산
'더 내고 덜 받는'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공청회가 공무원노조 등의 집단적 반발로 무산됐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한국연금학회의 개혁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 최종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과 연금학회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객석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공무원노조 등이 토론자 등에게 지속적으로 야유를 해 진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기여금을 현재보다 43%더 내고 34% 덜 받는 것이 이날 연금학회 개혁안의 주요 골자였다. 2016년 이전에 채용된 공무원의 경우 부담금을 기준소득월액 7%에서 2026년까지 1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고 연금급여율은 1.9%에서 1.25%까지 낮추자는 것이다. 이에 반발한 공무원노조 등은 토론회 시작 전부터 집단적으로 "공적연금 강화"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나성린, 내려가라. 사라져라" 등의 고함을 질렀다.
결국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연금학회 측은 토론 시작 30여 분만에 토론회를 취소했다.토론회 무산 직후 기자들을 만난 김명환 한국노총 공무원연금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여금을 납부하는 당사자(공무원)를 (개혁 과정에) 참여시키라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토론회는 이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등의 강경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강도 높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토론회 무산직후 새누리당은 당내 경제혁신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청회 발제자와 토론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연금학회의 개혁안에 대해 대체로 공감을 나타내고 공무원연금 제도의 합리적 운용에 대한 토론자들의 제언을 청취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장은 "(연금학회가 만든 개혁안이) 비교적 잘 만들어진 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밖에 (비공개) 토론회에서 나온 방안들을 참고해 새누리당의 개혁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서 공무원 조직의 반발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이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추가 방안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한 한 새누리당 의원은 "기여율 등 일부 내용을 조정하는 방안이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한구 위원장도 "(개혁안에 대한) 저항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들의 반발을 다 반영할 수는 없지만 여론조사와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다음달 중 개혁안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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