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
[류재복 대기자]
충남 보령지역을 연고로 했던 대보그룹이 수십억 원의 횡령혐의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으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17일 대보그룹 서울 본사는 물론, 최등규 회장(66)의 자택까지 수사관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히고 있는 대보그룹과 최 회장의 혐의는 대보정보통신을 통한 수십억 원의 비자금조성 및 배임, 횡령 혐의 등이다.
대보그룹은 지난 1981년 충남 보령에서 대보실업이란 건설회사로 시작해 충남 및 전북지역의 경지정리공사를 대거 수주하면서 급성장했다. 회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지역에 있던 계룡건설이나 부도난 영진건설, 신진건설의 하도급 내지는 일괄도급공사를 통해 회사를 키웠으나 최 회장의 수완이 워낙 뛰어나 회사 설립한 지 10여 년이 지났을 때는 계룡이나 영진도 경지정리공사를 수주하려면 대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경지정리공사 등 농토목공사를 기반으로 회사를 급성장시킨 최 회장은 2000년대 초반 회사를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전국구화 했다. 특히 농토목 및 고속도로공사, 군 BTL공사, LH아파트신축공사 분야에서는 대형건설사들도 대보의 눈치를 볼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구축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였던 정보통신회사를 인수해 대보정보통신으로 개명한 뒤 고속도로 정보통신과 관련된 공사 및 납품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휴게소 인수전에까지 뛰어들어 현재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처럼 대보그룹의 급성장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선 "권력자가 도와 줬다" 거나 "비자금 조성에 관련이 있다"는 식의 근거없는 풍문이 지속적으로 나돌기도 했었다. 지역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대형건설회사는 계룡과 경남이 유일하지만 대보도 출발점이 충남이기 때문에 지역기업으로 분류 됐었다"며 "알게 모르게 지역업체들과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수사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