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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노선다툼, 단순 봉합해선 당 깨질것

posted Sep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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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野 노선다툼, 단순 봉합해선 당 깨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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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대기자]

"지금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되진 않겠지만 이런 갈등이 누적된 채 당이 계속 갈 수 있겠어요.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깨질 것으로 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됐다 내부 반발로 주저앉았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6일 서울 필동 매일경제 본사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봤다.

 

이 교수는 "새누리당에서 그랬듯 친이ㆍ친박 등 친소 관계에 따른 계파 문제로 당이 분당까지 가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지금 야당의 문제는 이런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노선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을 하든 아니면 다른 절차를 거쳐서라도 당 전체적으로 어떤 노선을 택할지 분명히 정해야지, 단순히 갈등 봉합만 해서는 당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영입을 둘러싸고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 의원 간 진실 공방에 대해서는 박 원내대표 말이 맞다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박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자리에 대해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했는데 박 원내대표가 문 의원을 바꿔주면서 통화를 해보라고 했다"며 "그때 문 의원, 그리고 다른 중진 의원과도 통화했는데 내가 꼭 자리를 맡아줬음 좋겠다는 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문 의원과 구체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은 함구했다. 이 교수는 "문 의원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작년 10월 문재인 의원과 처음 만났는데 2012년 총선 당시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다니던 나를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감명 깊었고 합리적인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박 원내대표의 외부 인사 비대위원장 영입 무산이 비대위원장 사퇴로까지 이어진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처음 비대위원장이 되고 나서 몇몇 사람을 만났는데 나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자리에 참석했다"며 "그때 덕담으로 '고생하신다'고 말했더니 박 원내대표가 '혹시 비대위원장 하시면 안되느냐'고 물어 '그게 말이 되느냐. 외부에서 도와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후 박 원내대표가 10일 전화해서 '운명이라고 생각하라'며 자리를 맡아달라고 해서 밤새 잠 한숨 못 자고 고민했는데 상황이 이렇게까지 돼 박 원내대표에게도 미안하고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계획대로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이 됐다면 시행했을 가장 중요한 개혁안으로 '톱투 프라이머리' 제도를 꼽았다. 톱투 프라이머리 제도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모든 후보자가 예비 경선에 참가해 최고 득표자 2명이 본선거에 출마하는 제도다.

그는 이 제도가 정치색이 강한 지역이 많은 한국 정치 현실과 잘 어울리는 제도로 도입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영남에서는 새누리당, 호남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선거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없는 현실에서 당의 공천 과정에 비리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영남과 호남의 경우 경선이 끝"이라며 "경선에서 치고받고 싸우지만 본선에서는 선거운동도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호남 지역에서는 야당 후보 2명이 붙고 영남 지역에서는 여당 후보 2명이 붙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후보들이 공천권자에게 줄서는 일도 사라지고 정당 개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한 것도 이 제도에 대한 박 원내대표의 관심에서 시작됐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톱투 프라이머리 제도를 법안으로 제출한 적이 있다"며 "박 원내대표가 '교수님과 제가 이거 하나만 해도 한국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설득해 영입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제3정당 창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도 현재의 양당 체제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만큼 제3정당이 창당될 환경이 점차 마련되고 있다"며 "젊은 층의 경우 새누리당도 안 찍지만 새정치민주연합도 안 찍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도 야당도 다 맘에 안 드는 젊은이들이 많아 안철수 신드롬이 일어난 건데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그것까지 무너졌다"며 "새누리당은 60대 이상을 꽉 잡고 있는데 야당은 젊은 층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해 이들을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로 만들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정치에 흥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돌려주는 일종의 네트워크나 프로젝트 정당이 나와야 하고 이것이 제3정당으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관성' 새정치에 충격 주려…朴, 나를 용병으로 선택해
조국·강준만 교수는 현직이라 영입 못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자신을 고른 이유를 충격요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했다. 새누리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총선, 전당대회, 대선 경선, 대선 등 다섯 개의 정치 과정을 거친 이 교수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에 비해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관성에 빠져 있는 조직에 충격을 주고 싶었을 거란 생각이다. 이 교수는 "새누리당에 있었을 때 당내 사무국에 대해 정말 감탄했다"며 "자료나 회의록 요구 등 아무리 무리한 부탁을 해도 다 해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 시절부터 공채로 뽑아온 전통이 있어서 잘 정립된 것"이라며 "당내 관료들도 정치적으론 중립이어서 친이계나 친박계 어느 한쪽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은 사무국이 그렇게 유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러느냐'고 물은 적이 있어 '정말 감탄할 정도'라고 대답해준 적이 있다"며 "이런 것들을 포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에 비해 부족한 점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를 충격요법을 주기 위한 용병으로 골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조국 서울대 교수와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물망에 올랐지만 현직 교수라 결국 영입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조국 교수와 강준만 교수는 자리를 버리고 나와야 하는데 5~6개월짜리 자리를 위해 그렇게 올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1951년 부산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미국 툴레인대 대학원 법학 박사 △중앙대 법대 교수 △18대 대선 박근혜 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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