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이후 군 내 인권침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정작 이를 관리하는 군 간부들은 현재 병사들의 인권수준이 좋은 편이며, 오히려 인권개선이 군기저하를 초래할 것 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황윤상 변호사가 15일 공개한 건양대학교 군사과학연구소의 지난 7월과 8월 병사 511명과 간부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간부들의 79.3%는 현재 병사들의 인권수준이 ‘좋은 편’ 이라고 답했다. 인권문제의 주된 이유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36.1%가 ‘병사 상호간의 문제’를 꼽았다.
특히 간부들의 50.4%는 ‘병사들의 인권이 개선되면 군기가 나빠질 것’ 이라고 대답해 병사들의 인권수준이 높아질 경우 지휘권과 크게 충돌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반면 병사들의 65.8%는 ‘군 내 인권침해가 있다’고 답해 간부들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였다. 실제로 인권침해를 경험한 병사들의 41.3%는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대답했으며, ‘비인격적 대우’ 19.8%, ‘구타나 부당한 얼차려’ 14.7% 순으로 많았다. 성희롱도 3%나 됐다.
이어 인권침해에 대한 상담이나 소원수리 등 구제조치에 대해서는 단 19.4%만이
‘만족했다’고 답했으며, 59.7%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19.6%가 ‘비밀보장이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7.2%는 ‘신고자 신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6.3%는 ‘가해자에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 이라고 답했다.
한편, 황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