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문화재연구원, 17일 현장설명회
[류재복 대기자]
충북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봉산리 유적에서 큰 도랑으로 구획된 원삼국시대 대규모 집단 무덤이 처음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재)중앙문화재연구원은 16일 그동안의 발굴 결과를 공개하고 17일 오후 3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봉산리 유적에서 발견된 ‘원삼국시대 집단 무덤’은 구릉의 능선을 따라 큰 도랑(溝·깊이 150cm×너비 350cm×남아있는 길이 약 300m)을 파서 무덤 공간을 구분하고, 그 양측 사면으로 '둘레에 네모꼴의 작은 도랑(溝)을 갖춘 토광묘(장방형의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직접 매장하거나 목관을 사용하는 무덤 양식) 170여 기가 마치 현대의 공원묘지를 보듯 질서정연하게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이처럼 큰 도랑으로 대규모의 묘역을 구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무덤을 만든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무덤에서 짧은목항아리, 바리, 검은간토기, 고리머리장식칼), 쇠창, 쇠낫, 청동마형대구, 구슬 등의 유물이 출토된 점을 보아 이 무덤군은 원삼국 시대에서 삼국 시대 초(3~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무덤에서는 백합조개, 피뿔고둥, 생선뼈, 조류의 뼈 등이 ‘짧은목항아리’ 안에 담긴 상태로 출토돼 당시 식생활은 물론, 금강의 수계를 이용하여 이루어졌던 내륙지역(오송 지역)과 해안지역(서해안) 간 교역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봉산리 유적에서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 삼국 시대 돌덧널무덤, 고려~조선 시대의 주거지와 분묘 등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중앙문화재연구원은 “봉산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청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부권의 문화상을 밝혀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