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피해 4인실 침대 빼버린 '얌체병원들
6인실 이상 입원료에만 적용되던 건강보험이 이달부터 4인실까지 확대됐다. 4인실 입원 환자들은 기존 입원료의 4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만 내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병원의 꼼수는 한 발 더 앞섰다. 아예 4인실을 확 줄여 버린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병원에서 4인실 병실들이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3인실로 바뀌어져버렸다. 벽면과 바닥에는 얼마 전까지 붙박이식 침대가 있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2개씩 설치됐던 침대를 한 개로 조정하면서 천장에는 급하게 커튼 봉을 옮긴 자국도 보인다. 시내 이런 병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입원환자 : [(여기 4인실 있는 층이라고 들었는데요?) 3인실로 바뀌었어요. 옛날에 4인실이었거든요.]
하지만 병원이 침대를 뺀 건 4인실 보험적용 확대 시행일인, 9월 1일을 하루 앞둔 8월 31일이었다.
[환자 보호자 : 왜 빼느냐고 그랬더니 침대 수리한다고 해놓고 그 뒤론 안 들어와요. 그래놓고는 다음 들어올 사람은 3인실 비용으로 들어오니까 그것에 대해 말하지 마라고 하더군요.]
4인실 보험확대 적용은 이미 지난 6월부터 입법예고된 상태였다.
[환자 보호자 : 뉴스에서 그전부터 떠드는데 일반인들 되게 혜택 주는 것처럼.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차라리 그럴 바엔 4인실 보험 (적용)하지 말고 그냥 이대로 두라고 하고 싶어요]
전체병상에서 일반 병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74%에서 83%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보건복지부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직원 : 저희가 대형병원 위주로 정책을 짰거든요. 주로 중소병원이 그런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긴 한데 현재 법상으로는 제재한다거나 그러기 조금 어려운 상황이에요.]
6인실 수가 적용을 받는 병상이 50% 이상인 상태에서 일반병상과 상급병상 전체 비율을 1대 1로 맞추기만 하면, 세부적으로 병실의 비율을 바꾸는 건 병원의 자율이기 때문이다.
[김준현/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 : 의료계 입장에선 상급병상이 축소되잖아요. 그에 따른 손실분을 인정해 줬어요, 복지부가. 그래서 2,200억 원에 대한 수가 인상이 이뤄졌고요.]
이것은 병원의 수가 인상의 근거가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 병원들은 대게 쾌적한 환경을 위한 공사였을 뿐, 보험 확대 적용을 염두에 두고 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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