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명절만 되면 왜 시장에 달려가나?
朴대통령, 추석 앞두고 잇단 방문
김무성·박영선도 경쟁하듯 찾아
[류재복 대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추석을 앞둔 지난 5일 서울 답십리 현대시장을 방문해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송편과 과일 등을 사고 상인을 격려했다. 지난달 22일에는 부산 자갈치시장을, 지난 7월에는 충북 청주 서문시장을 찾았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는 8월 경남 통영중앙시장과 인천 용현시장, 9월엔 경기 용인 중앙시장과 인천 부평 종합시장, 부산 부전시장에 갔다.
추석 가까운 시점에 시장행이 잦은 걸로 보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모두 여야 대치에 따른 경색 정국이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시장만 가고 세월호 유가족은 만나주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현대시장을 찾아 한 떡집에서 상인이 권하는 송편을 맛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락시장 등을 찾아 민심을 챙기는 것에 맞대응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전남 순천·곡성 당선 등으로 팍팍해진 호남 민심을 공략하는 의미도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시장을 좋아한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젊은 시절 어머니를 도와 시장에서 직접 장사를 하기도 했던 이 전 대통령은 시장에 가면 상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먹거리를 사서 맛있게 먹었다. 정치인의 시장 방문이 대국민 소통을 극대화해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라면 그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처럼 과거 정치 행동 양식을 거부한 정치인도 이런 이점 때문에 시장 방문은 포기하지 못했다.
반면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시장에 가서 물건 가격을 알지 못한 일이나 이 전 대통령이 시장에 동행한 손녀의 고급 외제 외투가 논란이 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통화에서 "시장은 서민 물가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며 "진정성 논란도 있지만, 쇼는 정치인의 일부이고 시장이 가진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치인의 시장 방문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치인이 물가를 알기가 쉽지 않다"며 "악의적인 비판으로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