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불 시대 언제쯤?
[류재복 대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달성을 내세웠지만, 4만달러는 커녕 현재로선 3만달러를 넘어설 타이밍도 정확히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교역조건 개선 등으로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국민총소득(GNI)이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GNI 수준이 5년째 0~1% 내에서만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사실상 답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 수준은 올해도 2만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까지 분기별 실질 GNI 증가율 추세가 작년(1분기 0.5%, 2분기 1.9%)과 유사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3분기와 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3만달러 달성 무산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6205달러로 2012년보다 약 1500달러 증가했다. 올해도 비슷한 증가폭을 기록한다고 봤을 때 2만7000달러 안팎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민의 소득수준은 7년째 2만달러의 벽에 갇혀 있다. 장기간 경기둔화로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비가 둔화되고 이는 다시 내수침체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6205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폭이 적어 2만달러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3만달러 진입 목표 시기를 2016년으로 잡았는데 지금의 증가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 민간연구원 관계자는 "잠재성장률이 4% 수준으로 높아지고 환율효과가 뒷받침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야 3년 후 1인당 GNI의 3만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7년 처음으로 2만달러에 진입한 1인당 국민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10년(2만2170달러)에 다시 2만달러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각각 2만4302달러와 2만4696달러를 기록하며 증가폭은 둔화돼 왔다. 이웃나라 일본은 1987년에 2만달러 소득을 달성한 뒤 1992년 3만달러 시대를 열기까지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4만달러(1995년)로 도약하는데는 3년이 걸렸다. 물론 엔고로 인한 환율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도 있다.
2012년 기준 인구 1000만명 이상이면서 1인당 소득 4만달러를 넘는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등 9개국이다. 이들 국가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올라서는 데는 각각 평균 9.6년과 5.6년이 걸렸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연간의 명목 GNI를 추계인구(매년 7월 1일 기준)로 나눠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