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위원회' 4년간 100개 급증
정부, 정비 계획 수립해 폐지 감축 나서...
[류재복 대기자]
'작은 정부'를 표방한 보수 정권이 연이어 들어섰지만 쓸데없는 '위원회'는 계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올해 내에 20개의 위원회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정비에 들어갔다. 안전행정부는 11일 '2014년 정부위원회 정비계획'을 수립해 불필요한 정부위원회 폐지?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회의 실적이 전혀 없거나, 정책 환경 등의 변화로 회의 개최 필요성이 현저하게 줄어든 정부위원회 26곳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중 '선박관리산업정책위원회'(해수부), '관광숙박대책위원회'(문체부) 등 20개 위원회는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또 '황사대책위원회'(환경부)는 정책의 연관성이 높은 '중앙환경정책위원회'의 분과위원회로 개편하는 등 6개 위원회는 통폐합 또는 운영 효율화 대상이 됐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4년간 위원회들이 무분별하게 설립되면서 '작은 정부'라는 정책 목표에 반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안행부 조사에 의하면, 6월말 현재 정부위원회는 537개인데, 전년 동기의 536개에 비해 1개가 증가했다. 특히 2010년 431개에서 2012년 505개, 2013년 536개 등으로 3년간 100여개가 늘어나는 등 급증했다.
정부는 경제·사회 영역이 확장되고 전문가·이해관계자의 정책 참여가 활성화됨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위원회의 무분별한 설립과 형식화에 대한 우려도 줄곳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정부위원회 전반을 대상으로 성격·기능·구성·운영실적 등을 일제 검토해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 2차 정비에선 안행부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도출한 정부위원회 정비 대상안을 토대로 위원회 통합·개편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간 입법 지연 등으로 정비가 미결된 48개 위원회가 2차 정비 과제에 포함된다.
아울러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의원입법으로 설치된 정부위원회에 대해서도 현시점에서 그 기능과 필요성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위원회 정비 자문단'을 상설화해 정비를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성렬 안행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꼭 필요한 위원회는 정부3.0 취지에 맞게 참여와 소통의 통로로 활성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되, 불필요한 위원회는 과감하게 정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