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검거, 다른사건에 영향미쳐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세월호 사고 직후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고 사고 원인과 해운업계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검찰이 총력전을 펼치면서 일반 형사사건 해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유 전 회장 일가 수사를 맡은 인천지검을 비롯해 세월호 사고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된 광주지검, 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의 경우 최근 3개월간 미제사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지검의 미제사건은 7천193건으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기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올 1∼3월 인천지검의 월 평균 미제사건 수는 3천989건이었으나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4천936건으로 늘기 시작해 5월 6천99건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검찰청의 평균 미제사건 증가율이 13.5%였던 것과 대조된다.
인천지검은 지난 4월 유 전 회장 일가 수사를 위해 21명 규모로 특별수사팀을 꾸렸지만, 검거가 지연되면서 수사팀 인력을 계속 보강해나갔다. 현재 검거팀에는 검사와 수사관 110여명이 배치돼 있다. 단일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이렇듯 기존 수사인력이 유병언 관련 수사에 집중 배치되면서 일반적으로 처리해오던 폭행·사기·횡령·배임 사건이나 고소고발 사건 등 형사사건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수사를 위한 검·경합동수사본부의 한 축을 담당하는 광주지검과 광주지검 목포지청의 사정도 비슷하다. 광주지검은 올 1∼3월 평균 1천972건이던 미제사건이 지난달 3천527건으로 78.9% 증가했고, 목포지청도 평균 679건에서 지난달 1천145건으로 68.6% 늘었다.해운업계 비리를 수사하는 부산지검도 지난달 미제사건이 3천927건으로 1∼3월 평균보다 60% 이상 늘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을 비교하면 심각성은 더 뚜렷해진다. 인천지검은 지난달 미제사건이 지난해 동기대비 146.5% 증가했고 광주는 74.3%, 목포 77.5%, 부산 30.1%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검찰청 평균 미제사건 증가율은 12.4%에 그쳤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큰 사건이 터져 검사들이 그 사건에 집중 투입되면 원래 맡았던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하게 된다"며 "사건을 재배당 받게 되면 아무래도 사건 파악부터 시간이 걸려 처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제사건이 이처럼 증가하면 그 여파는 1년 이상 가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이렇게 처리가 늦어지는 사건이 대부분 당사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분초를 다투는 민생사건이라는 점이다"며 "개별 사건 당사자들의 권익을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형사사건은 결국 민생과 직결되고, 이런 민생사건 해결이 더디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불편함과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미제사건 해결을 위해 세월호 관련청의 인력을 다른 검찰청에서 지원받아 보강할 것인지 등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구원파 간부가 신도들을 상대로 60억원이 필요하고 모금에 나서 이것이 유병언 도피에 필요한 자금이 아닌가? 의심과 빈축을 사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검,경에 지쳤다. 심지어 비상식적이지만 "검,경 필요없다"라는 심각한 소리마져 나오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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