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보선 공천에 체면 구기며 '우왕좌왕'
서산·태안 잡음에 공천위원 사퇴도
[류재복 대기자]
새누리당이 7·30 재·보궐선거의 대진표를 작성하지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다. 설상가상 격으로 공천 심사를 맡은 김태흠 의원이 7일 당의 내부 방침에 불만을 품고 사퇴함에 따라 내부 잡음마저 표출됐다.공천관리위는 이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있는 소록도를 찾아 서울 동작을 출마를 재차 권유할 계획이지만 김 전 지사가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능성과는 별개로 그야말로 십고초려 한다는 마음으로 설득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김 전 지사 측은 "이번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데 전혀 입장 변화가 없다"면서 "당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왜 자꾸 하나마나 한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공천관리위는 김 전 지사 카드가 끝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카드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이마저 김 전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다 '대타'를 기용하는 듯한 모양새여서 나 전 의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한 때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름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충남 서산·태안 공천도 꼬여만 가는 형국이다.공천관리위가 태안 출신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포함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자 김태흠 의원이 위원직을 사퇴한 것이다.김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새누리당은 7·30 재보선에 개혁공천을 하고자 했고, 지난 6월30일에는 당 혁신위원회도 출범시켰다"면서 "그럼에도 과거 여러 권력형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을 후보자로 선정하려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록 한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이름이 거론됐던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그나마 경기 평택을 공천에서 탈락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수원정(영통)의 공천을 받아들인 게 위안거리다.
임 전 실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수원에 3군데 재보선이 붙게 되는데, 오늘 수원병(팔달) 후보가 정해지면 수원 후보가 긴밀한 팀플레이를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며 "지도부에서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일부에서는 당이 우왕좌왕하며 전략부재를 드러냈다고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 등은 모두 당에서는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라면서 "사전에 준비도 없이 불쑥불쑥 출마를 권유하고 또 대안을 찾아가니 누가 불쏘시개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 나서겠느냐"고 지적했다.심지어 공교롭게도 거론되는 후보군이 대부분 친이(친 이명박)계 출신이다 보니 친박(친 박근혜)계가 이들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