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육군 22사단 55연대 최전방 일반소초(GOP)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뒤 자살을 기도한 임모(22) 병장은 후임병사들에게 무시를 당해온 것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내 집단 따돌림이 사건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군 고위 관계자는 25일 "수술 후 회복 중인 임 병장에 대해 전날 기초적인 조사가 있었다"며 "임 병장이 일병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듯해서 화가 크게 났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임 병장은 상급자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후임병사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상당히 격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임 병장이 노골적인 집단 따돌림에 대해 분명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은따'를 당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임 병장은 자살시도 직전 작성한 메모에서 자신을 개구리에 빗대면서 '장난삼아 던지는 돌이 개구리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대원들이 별다른 의미 없이 한 말이나 행동에도 임 병장이 심한 상처를 받았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등병 때 주로 사고가 나는데 병장에게서 사고가 난 것은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집단 따돌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임 병장은 현재 강원도 강릉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며 스스로 식사도 하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다. 군은 임 병장의 상태가 호전되면 국군강릉병원으로 이송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이와 함께 임 병장이 근무한 소초에서 지난 4월 소초장이 해임되는 등 부대 운영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소속된 부대의 소초장이 4월에 보직해임돼 당시 다른 부대 부중대장이 소초장 직무대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초장은 감시장비 분실과 소초 시설물 훼손 등에 대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문책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