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문창극 사태' 곤혹감 속 사태주시
정치인 후임 총리설 고개…이완구 원내대표 거론
[류재복 대기자]
새누리당은 23일에도 '문창극 사태'와 관련해 침묵했다. 문 총리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반대한다는 쪽으로 당내 분위기가 정리된 이후 내리 엿새째다.박근혜 대통령 귀국 이후 주말을 넘겼지만 문 후보자가 "기다리겠다"는 입장 이외에는 별다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곤혹스러운 기색만 한층 뚜렷해졌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오전 열리긴 했지만 당직자들은 여전히 이 문제를 피해갔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통로를 통해 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포함한 결단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딱 뿌러진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했다는 게 유력한 관측이다.새누리당은 일단 금명간 현재의 꼼짝할 수 없는 답보 상태를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답답한 속내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핵심 당직자는 "오늘이나 내일 중 기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더 넘기면 청와대와 여권, 문 후보자 모두 힘들어진다"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당청 관계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당 분위기는 대부분 돌아섰지만 문 후보자는 아직도 '에어포켓'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며 "어차피 안 물러날 사람이라면 지명철회도 방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 요청안 재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상황에 대한 해석 자체가 한층 분분해졌다. 총리 지명철회는 모든 책임이 청와대에 돌아가는 만큼 문 후보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지만, 일부에서는 청문 요청 자체를 아예 배제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한 관계자는 "김기춘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참모들은 사퇴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박 대통령은 여러 명분을 고려할 때 '문창극 청문회' 강행까지를 포함해 숙고중인 상황인 것 같다"면서 "이미 정치적으로 입을 수 있는 타격은 모두 입었기 때문에 국가 인사시스템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는 일단 청문회까지는 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어떤 경로를 거치더라도 문 후보자가 결국 낙마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여권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자가 결국 낙마할 것으로는 다들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물러나는 것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부적으로는 문 후보자 낙마를 전제로 후임 총리에 대한 하마평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인 총리 후보로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발탁설이 거론됐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리를 맡은 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 부담이지만 이완구 원내대표 차출설도 무게있게 나도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