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野 압승한 이유 무엇인가?
새정연 이춘희 후보 세종시장 당선
[류재복 대기자]
중앙 부처 공무원들이 대거 이주한 세종시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춘희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6·4지방선거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이 후보는 3만6203표(57.78%)의 표를 얻어 2만6451표(42.21%)에 그친 새누리당 유한식 후보를 누르고 세종시장에 당선됐다.새정치연합의 승리는 대거 신도시로 이주한 공무원들의 표심이 새누리당보다 새정치연합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이번 승리는 박근혜정부가 최근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관피아'로 지칭하며 공무원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세종시를 내준 것은 매우 뼈아픈 일이다.
세종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원안을 지켜낸 곳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수정안은 안된다"고 밝히며 충남지사직을 내던졌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드를 쥔 충청권에서 광역단체장을 모두 잃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세종시에서 압승한 것은 중앙행정기관의 정부세종청사 이전과 신도시 건설 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조치원읍과 신도시(한솔·도담동)으로 이사 온 중앙부처 공무원 등 외지인의 표심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의 인구는 12만여명. 이번 6·4 지방선거에 참여한 선거인수는 10만1580명이다.이는 2년 전 초대 세종시장 선거 때인 8만61명에 비해 26.9%(2만1519명) 증가했다. 이중 1만5000명 정도가 지난해 12월 2단계 이전이 마무리된 중앙부처 공무원과 가족들로 추정된다.
이춘식 당선인은 지난 2012년 선거 때에도 신도시에서 64.5%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번 선거에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개표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신도시 주민의 70% 이상이 이 당선인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당수 정부부처 공무원과 가족들이 새정치연합을 지지한 것.
새누리당 관계자는 세종시 패배 원인과 관련, "강도높은 공직 사회 개혁에 대한 불만이 세종시 공무원들의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세종시 표심이 정부의 관피아 척결 의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