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딸의 글, 여러 상황에 의심많아"
[류재복 대기자]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장녀 희경씨의 게시물에 대해 "딸의 글이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박성빈씨)과 문용린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1일 오후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박씨와 문 후보)은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저는 이 글을 믿지 않았다"며 "며칠 전 딸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고 후보는 전처 집안인 박태준 명예회장 측과 문 후보가 야합할 정황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성빈씨가 문 후보에게 전화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문 후보와 박태준 회장은 2000년 같은 시기에 교육부 장관과 총리로 재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태준 회장 사망 시 문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기도 했다"며 "박성빈씨와 문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한나라당 보궐선거 공천을 받았지만 반납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저의 장인이자 집권여당 자민련 총재였던 박태준 회장 측의 회유와 압력으로 납치되다시피 해서 기자회견장에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처가가 사위에게 신변위협을 하는 일이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일어났고, 당시 저는 공천 반납으로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자녀들과 헤어진 이유에 대해선 "전처와 교육문제로 불화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고 후보는 "1992년 귀국 후 자녀를 한국에서 키우길 원하는 저와 미국시민으로 키우고자 하는 전처 사이에 계속된 갈등이 있었다"며 "(전처가) 1998년 갑자기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처가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미국으로 데리고 떠난 후 미국에 가는 것을 거부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 간 뒤 고 후보로부터 연락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는 희경씨의 주장과는 엇갈린 내용이다.
희경씨가 올린 글에 대해선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딸이 어떤 마음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지는 소상히 알아보겠다"며 "그 아이가 가졌을 저에 대한 미움에 대해서도 저의 잘못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희경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승덕 씨는 자신의 자녀 교육에 참여한 바가 없다"며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그 분은 교육감의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영문 글을 올렸다.
고 후보에 비판적인 내용이 담긴 해당 글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