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부자 체포못해...금수원 탈출한듯
[류재복 대기자]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21일 경기도 안성 소재 금수원에 진입, 8시간 동안 수색했으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 부자를 찾는데 실패했다. 검찰은 유씨의 구인영장과 장남 대균(44)씨의 체포영장에 더해 법원으로부터 금수원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아 이날 정오께 집행에 들어갔다.
정순신 특수부장과 주영환 외사부장의 지휘 아래 검찰 수사관 70여명이 수색작업을 하는 동안 외곽에는 경찰 500여명이 배치돼 도주자를 차단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에 경찰 700여명도 대기했다. 수색은 이날 오후 8시까지 8시간가량 진행됐으나 유씨 부자를 찾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수원 측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원활하게 수색이 진행했지만 유씨와 대균씨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씨가 최근 금수원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 전까지 머문 만큼 도피 여부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추적에 필요한 단서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검찰은 유씨가 사진작업을 했던 스튜디오와 강당, 수련원 등 금수원 내부에서 8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또 유씨가 한때 머물렀던 '비밀별장'으로 알려진 금수원 인근 호미영농조합의 폐쇄회로(CC)TV 저장장치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측에서 농성을 풀고 수색에 협조한 것에 대해 "종교 영역은 전혀 수사와 무관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신도들이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가 무관하다는 주장을 거론했고 관련 사건 기록을 검토한 결과 집단 자살이 구원파와 관계가 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도들이 이번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수사에 협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도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금수원 진입 시점을 미루는 바람에 유씨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유씨 검거도 중요하지만 불상사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씨 부자가 이미 서울 등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큰 만큼 검찰과 경찰 검거팀 인력을 확대해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