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출입 철저히 통제 18일 내부 공개키로
[류재복 대기자]
검찰이 16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에는 17일 하루 종일 구원파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도들의 항의 농성 닷새째를 맞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금수원은 주말을 맞아 성경공부(토요예배)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신도들의 차량행렬이 줄을 이었다.
전날(16일) 오후까지 금수원 정문 철문 안쪽에서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벌였던 신도들은 이날은 의자를 놓고 질서정연하게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하루 종일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항의집회를 이어갔다. 정문에 설치된 철문 밖 삼엄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10여 명의 신도들이 경광봉을 들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차를 타고 온 신도들에 대해서는 모든 유리문을 열어 일일이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출입을 허가했다.
차를 가져오지 않은 신도들도 장기전에 대비한 듯 보따리와 큰 가방 등을 가지고 금수원 안으로 들어갔다. 오전 한때 정문 앞에선 지역주민과 구원파 신도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오전 11시15분께 자신을 보개면 주민이라고 밝힌 40대 중반의 남성이 "유병언 나와라"라며 금수원 진입을 시도하면서 신도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 남성은 "(신도들은) 종교의 자유를 말하지만 세뇌를 당해서 그런 거다"라며 "유병언은 빨리 나와 해명을 하든, 안에서 자결을 하든 해야 한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그가 "신도들은 세월호 피해자를 넘어선 (유 전 회장의) 제2의 피해자다"라고 하자 신도들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면서도 "(여기 나온 것은) 내 자유다"라고 반박했다. 오후 3시께 신도들은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검찰은 각성하라", "순교도 불사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여성 신도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한번 들어간 신도들은 대부분 금수원 안에서 자리를 지켰다.
정문 안쪽에서 항의집회를 하던 신도들은 오후 7시40분이 되자 8시로 예정된 성경공부를 위해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2시간 정도 진행되는 이 예배에는 평소 1000~1500명 정도의 신도가 참여하지만 이날은 2500여 명 가량이 참석했다. 금수원 측은 18일 오후 1시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2시간 가량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금수원 대변인은 "금수원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있는 그대로 가감 없는 보도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찰은 20일 오후 3시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유 전 회장이 불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병 확보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