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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2009년 6월 한국은행 본점에서 취재진이 5만원권 지폐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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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차보고서에서 분석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지난해 5만원권의 발행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고액권 지폐 비중의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 등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2013년도 연차보고서'에서 작년 말 은행권(지폐) 발행잔액은 61조1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원 늘었으며 특히 5만원권은 7조9천억원가량 증가했다면서 이처럼 분석했다.
한은이 2000년 이후 권종별 발행잔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08년에도 1만원권의 비중은 92.3%를 기록하는 등 이 기간 91∼93% 수준에서 유지됐다.
그러나 2009년 중 5만원권이 새로 나오고서 고액권(1만원권과 5만원권의 합계 기준) 비중이 2009년 말 93.7%를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해 작년 말 95.8%로 높아졌다.
한은은 이에 대해 "5만원권이 기존 1만원권과 자기앞수표를 대체하는 현상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되고 저금리로 화폐 보유성향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원인을 추정했다.
특히 "고액권 중심의 화폐 수요 증가는 2008년 이후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등 주요국에서도 나타난 공통된 현상"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은 50달러화 이상의 비중이 2008년(연말 기준) 80.8%에서 작년 83.4%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유럽은 50유로화 이상이 89.5%에서 90.4%로, 일본은 5천엔화 이상이 94.7%에서 95.1%로 각각 높아졌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5만원권의 수요 증가와 관련,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세금 탈루 등 지하경제 수요가 오히려 발생한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지하경제 부문 영향은 분석이 어렵다"며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원인만 들여다본 평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8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