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철수 후광' 효과 발휘하나
경기·부산, 野후보 영입이 관건
인천, 유정복 차출 변수 vs 송영길 경쟁력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임형섭 기자 =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으로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시작되면서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 판세도 요동칠 전망이다.
외형적으로는 선거구도가 3자에서 양자 대결의 형태로 재편돼 여야 후보간 이해 득실이 엇갈려 원점에서 선거 전략을 재검토하고 이에 따른 '가상 대진표'부터 새롭게 짜야 할지도 모를 판이다.
이제는 반사이익은 기대할 수 없는 그야말로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된 것이다.
특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여권의 텃밭이지만 변화 가능성도 감지되는 부산의 판세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서울 = '안철수 후광' 효과가 다시 한번 힘을 발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11년 시민사회단체 인사로만 알려졌던 박원순 시장은 안 의원의 양보로 한자릿수 지지율의 열세를 극복하고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를 꺾을 수 있었다.
그만큼 안 의원은 새누리당, 민주당 모두에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안 의원 측이 독자후보를 낼 경우 지지층의 분열로 새누리당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제는 안 의원의 지원을 다시 한번 기대할 수 있어 박 시장이 신당 창당의 최대 '수혜자'로 통한다.
새누리당의 승부수는 경선 흥행몰이다. 유권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뒤 진정한 '실력자'를 이번 선거의 간판스타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7선의 정몽준 의원이 2일 출마를 선언했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이달 중순 미국에서 귀국해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빅매치'가 임박했다.
현대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전직 국무총리의 맞대결로 박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누르고 서울을 탈환하겠다는 구상이 첫발을 떼는 셈이다.
여기에 '원박(원조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40대의 젊은 여성 경제전문가라는 희소성을 강점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또 KBS 아나운서 출신인 보수 성향의 정미홍 정의실현국민연대 상임대표도 가세할 전망이다.
◇인천 = 현 정부 핵심 중의 핵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와 명확해진 선거 구도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야권의 신당 창당 선언과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하는 유 장관이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우연의 일치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만큼 여권이 인천 판세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이미 친박(친박근혜)계의 이학재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고 뛰고 있지만 민주당 소속의 송영길 시장에 비해 열세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신당 출범시 송 시장의 지지율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어 여권이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추측이 나온다. 친박 핵심이 나서는만큼 지역 공약을 비롯해 정부여당의 파상적인 물량공세를 예견해 볼 수 있다.
인천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젊은 유권자가 많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정부 여당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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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DB)
야권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을 포함한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세우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파기한 새누리당을 '거짓말 정당'으로 몰아붙일 태세다.
반면, 새누리당은 아시안게임 지원을 포함한 지역발전론,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등으로 유권자의 안정 희구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 대표적인 박빙 지역이어서 이번 양자구도의 전개가 미칠 영향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던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이제는 갈등없이 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돼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교육감은 4일께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결심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수도권 중 유일하게 차지한 지역이지만 김문수 경기지사의 불출마로 맨 땅에서 뛰어야 할 상황이다.
당내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아 꾸준히 '차출' 대상이었던 남경필 의원이 더욱 조명을 받게 됐다.
여기에 4선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영선 전 의원도 도전장을 던져 내부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부산 = 새누리당의 안방격이지만 심상치 않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무소속인 상태로 순수히 '개인기'로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선 상황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결국에는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안 의원이 창당 선언 직후 오 전 장관을 만나기로 함에 따라 새누리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의원까지 등에 업고 출마한다면 그동안 새누리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새누리당에 쟁쟁한 후보가 있음에도 오 전 장관 영입설도 꾸준히 나올 정도였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 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재선의 소장파 박민식 의원, 이명박 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지낸 권철현 전 의원, 친이'(친이명박)계 출신 안경률 전 의원 등이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4·11 총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나와 '낙동강 벨트'가 흔들린다고 했지만 야권에서 문 후보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게 이번에도 그대로 재연될 것이라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또 야권도 현재는 단일 후보를 내세울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 전 장관은 그동안 무소속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통합했다고 해서 오 전 장관이 합류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오 전 장관이 합류를 결심하더라도 민주당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과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aayy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03 17: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