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대운 홍지인 기자 = 북한이 9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부는 이번 사태가 북한 내 권력 지형 재편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북한 측) 보도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숙청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향후) 구체적인 전망은 어렵지만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 내부 동향이나 대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장문의 보도를 통해 장성택 숙청의 이유를 밝혔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 당국자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까지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유일적 영도체제 확립과 확고한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설사 장성택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게 북한 체제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의 중요한 후견인 역할을 하던 장성택을 숙청한 것이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외견상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처럼 보이나 여러 부작용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성택 제거로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김정은) 권력 공고화로 이어질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2인자인 장성택의 운명에 대한 학습 효과 탓에 북한 권부 상층부의 주요 인물들이 당분간 '경거망동'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김정은 친정 체제가 강화되는 쪽에 일단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아울러 정부는 장성택을 제거한 북한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체제 불안 요인을 외부로 돌리는 차원에서 대외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4일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이 권력 체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 그리고 공포 분위기가 생성되고 있다"며 "이는 대남 도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9 11: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