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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존심 걸린 문제에 야권, “탄핵 매진”, “비박에 명분줘야”

posted Nov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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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존심 걸린 문제에 야권, 탄핵 매진”, “비박에 명분줘야

 

박근혜 대통령의 29일 대국민 담화에 야권은 탄핵을 늦추려는 교란책이자 꼼수라며 격앙했다. 3당은 상황 변화가 생겼지만 탄핵안을 발의한다는 계획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탄핵에 가세하려던 새누리당 비박근혜계가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를 근거로 9일까지는 박 대통령 퇴진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야당에선 박 대통령의 국회 교란책을 성토하는 강경론이 주류를 이뤘다. 이런 분위기는 박 대통령 담화 직후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확인됐다. “한치도 흔들림 없이 단일 대오로 탄핵 절차로 나아갈 것이라는 추미애 대표의 공개발언 뒤 이어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쏟아져나왔다. 양승조 의원은 유럽에선 95살 나치 부역자도 징역 5년에 처한다. 그런데 우린 친일청산도 제대로 못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탄핵해야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정재호 의원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의 동력은 꺼지지 않을 거다. 탄핵안을 발의한 뒤 새누리당을 향해 부결시키면 너희는 해체다라는 강한 입장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도 헌정을 파괴한 대통령을 헌법 절차대로 파면하는 기록을 역사에 꼭 남겨야 한다. 빨리 결론을 내리고 사분오열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원단의 강경 기조가 확인되자 회의 초반 새누리당 탄핵파 40명 가운데 10여명만 입장을 바꿔도 탄핵안이 부결될 수 있다. 고민되는 상황이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우상호 원내대표도 총력을 다해 탄핵으로 간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동참 여부에 신경쓰지 않고 탄핵안 표결을 밀어붙이겠다고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 앞서 의원들로부터 탄핵안 발의 서명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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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정의당도 탄핵 강행 기조를 재확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의총 공개발언에서 대통령이 퇴진을 선언했으니 잘 된 것 아니냐는 (안이한) 생각을 해선 안 된다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탄핵 당론을 결정하기에 앞서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할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으니 동요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긴급 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담화는 국회로 공을 넘겨 여야 정쟁을 유도하고 새누리당을 방탄조끼 삼아 탄핵을 모면하려는 꼼수라며 두 야당과 함께 흔들림 없이 탄핵안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키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비박계가 9일까지 퇴진 일정·방법에 대한 여야 협상을 지켜보자고 결정하면서, 야당도 탄핵안 처리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강석호 의원은 이날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회의 뒤 여야 협상으로 퇴진 로드맵이 나오면 탄핵할 필요가 없지만, 협상이 시간만 끈다면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탄핵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박계 분위기를 전했다. 최소한 비박계 28명의 찬성표가 절실한 야권으로선 비박계의 이런 의견을 매몰차게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런 이유로 야권 일각에선 비박계에 탄핵 동참의 명분을 줘야 한다는 연대론을 내세워 탄핵안을 2일이 아닌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과 국가, 국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엄대진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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