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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DB>>
파행국회로 국무위원들 국내외 일정 대혼란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등 각종 정치현안을 두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국무위원인 장관들의 일정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경제장관회의나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국내 일정은 물론이고 한-인도 재무장관회의 등 대외일정도 여야의 대치 국면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3일 정부에 따르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은 이날 정오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는 8·28 부동산 대책 보완대책 등 최근 중요 경제현안을 다룰 예정이지만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일정 때문에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하다가 2일이 돼서야 일정을 정리했다.
처음에는 수출입은행에서 일정을 잡았다가 서울청사로 변경했다. 국회 예결위 점심시간을 틈타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수출입은행으로 달려가 도시락을 먹으며 경제장관회의 안건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오전 예결위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서울청사로 장소를 바꾼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경제 현안들인데 국회 일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니 일정을 아예 잡지 못하다가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고육책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대외경제장관회의는 당일 하루 동안만 일정이 3차례 번복됐다.
정부는 당초 일요일인 12월1일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잡았다가 29일로 일정을 바꿨지만 국회 예결위가 파행되면서 회의 시간은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이후 5시, 4시로 차례로 조정했다.
회의 장소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출입은행으로 바뀌면서 일부 공무원들은 서울 시내와 수출입은행을 오가며 분을 삼켜야 했다.
이날 장관들은 오전 중 예결위 전체회의 참석차 국회로 출근했다가 예결위 파행으로 오전 내내 국회 대기, 오후 중 예결위 속개로 참석했다가 예결위 종료와 동시에 수출입은행으로 이동했다. 경제장관들이 하루 중 상당 시간을 국회 파행에 따른 단순 대기와 장소 이동으로 시간을 버린 셈이다.
현오석 부총리의 주말 인도·라오스 출장 역시 예정은 돼 있지만 국외 일정으로 미정 상태에 가깝다.
6일부터 10일까지 한-인도 재무장관회의, 한-라오스 재무·경제장관회의 등 일정이 잡혀 있지만 국회 예결위 진행 상황에 따라 축소·취소도 가능한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 통과가 가장 큰 현안인 만큼 국회가 정상화된다면 언제라도 국회로 간다는 입장"이라면서 "향후 일정 진행은 말 그대로 국회 상황에 따라 바뀐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입법부의 힘이 워낙 강하다 보니 장관도 국회 눈치만 보며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03 06: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