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번 주 코스피는 지난주 낙폭을 서서히 회복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에도 불구하고 10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0만4천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12만5천명을 크게 웃도는 수다. 실업률도 7.3%로 전월(7.2%)보다는 다소 높았지만 시장 예상치인 7.4%보다는 0.1%포인트 낮았다.
애초 증권가에선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경우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예상을 웃돌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연내로 앞당겨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GDP 성장률에 이어 10월 고용동향도 호조를 보인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8% 뛰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34%, 1.60%씩 급등했다.
고용지표가 워낙 큰 폭으로 개선된 까닭에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를 압도한 결과로 보인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고용이 개선됐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 점도 호재가 됐다. 그는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여건이 생각보다 어둡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 폐쇄의 영향으로 지표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월 발표될 11월 고용지표야말로 연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야기다.
특히 미국 소비자 심리지표가 예상 밖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적완화 연내 축소가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낙폭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표 자체보다 시장의 해석이 중요한 상황인데 3분기 성장률 발표 때와 달리 상승했다는 것은 연준이 출구전략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연내에 시작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해지면서 같은 성격의 사안을 두고도 정 반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사실 연준은 고용지표나 GDP 등과 상관없이 12월에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9∼10월에 시행하지 못한 이유가 셧다운 우려 때문인데 (미국 정치권의 합의 사항은 부채 상한을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증액한 것에 불과해) 내년 1∼2월 동일한 이슈가 재발할 수 있다"면서 "예전엔 안 된다고 했다가 이번에는 된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유럽계 자금은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나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나올 때마다 강한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치환 연구원은 "이번 역시 과거 사례들과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구조조정 정책이 나오면 상승탄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선, 기계, 철강 등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 업종의 모멘텀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10 08: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