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배임 수사…'사옥 매각·기업 인수' 자료 확보
회삿돈 횡령·비자금 조성 의혹도 추적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박대한 송진원 기자 = KT 이석채 회장의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KT 사무실과 임직원들의 주거지 등 8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1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양호산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밤 11시께부터 이날 오전 10시께 사이에 KT의 분당·서초·광화문 사옥과 임직원 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 8곳에 대해 동시다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KT 사무실과 임직원 자택 등에서 사옥 매각 및 계열사 주식 매입·인수 과정과 관련한 각종 자료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자들은 김일영 그룹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 김홍진 글로벌&엔터프라이즈 부문장(사장), 권순철 비서실장(전무), 옥성환 비서팀장(상무), 심성훈 전 비서실장(상무), 경영기획실장을 지낸 권사일 KT스포츠 대표 등이다.
김일영·김홍진 사장은 영국 브리티시텔레콤 출신으로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 KT에 합류했다. 김일영 사장은 회사 전략 총괄과 자회사 관리 등을, 김홍진 사장은 글로벌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여타 임원들은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측근들로 분류된다.
한편 검찰은 KT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으며 이 회장이 회사 자금을 유용·횡령한 의혹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채 회장은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헐값에 매각한 혐의와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인 혐의, '사이버 MBA'를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한 혐의, 지하철 스크린광고 사업체인 '스마트애드몰'에 과다하게 투자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에도 경기도 분당의 KT본사와 서울 광화문·서초 사옥, 이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자택 등 16곳을 압수수색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KT가 콘텐츠 회사인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6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참여연대와 전국언론노조는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에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재차 고발했다.
검찰은 KT가 무리하게 관계사에 투자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한 게 아닌지, 사옥 매각은 적정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 전략보고서와 결재 문건 등을 확보했다.
그러나 KT 측은 "고발 내용은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KT가 르완다 정부와 함께 지난달 28∼31일 르완다에서 개최한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달 26일 출국했다.
이 회장은 이르면 2일께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zoo@yna.co.kr pdhis959@yna.co.kr sa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1 18: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