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 연일 ‘권력자’ 언급, 공천잡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간 27일 다시 잡음이 나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김 대표의 말씀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회의에 참석한 뒤 “(2012년 선진화법 제정 논의 때) 거의 많은 의원이 반대를 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라 언급하면서 친박계가 입장을 바꾼 것처럼 언급하자 원 원내대표가 반박 발언을 꺼냈다.
그는 “선진화법으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면서도 “최경환·윤상현·유기준·이경재 의원 이런 분들은 (선진화법 표결 때) 반대나 기권표를 던졌는데 그렇게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 4명의 의원은 모두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원 원내대표가 자리를 떠나고, 같은 자리(국회 새누리당 대표실 복도)에서 10분 뒤 기자들을 만난 김 대표는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원 원내대표의 지적에 대해 “다른 분이 하는 얘기에 내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런 뒤 원 원내대표가 영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김규한 전 쌍용차 노조위원장 얘기를 꺼내곤 “뭘로 영입하겠다는 거죠? 인재 영입으로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들과의 문답 자리에 있던 한 당직자는 “김 대표는 ‘혜택을 주고 영입해 올 만한 사람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영입 인사가 출마하는 20대 총선(4월 13일) 선거구에선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김 대표는 다시 “김규한?”이라고 한 뒤 “그분은 노조 하다 구속된 분 아니냐. 그런 분 아니고 좋은 분이면 (영입을) 검토해야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2030 공천설명회’에 참석해 “과거에는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돼 왔다. 젊은 인재들이 구태 정치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고 ‘권력자에게 줄 잘 서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과는 다른 뉘앙스였지만 이틀째 ‘권력자’란 단어를 언급했다. 김 대표와 ‘신박(新朴)’으로 평가받는 원 원내대표 간 벌어진 공방에 대해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