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꺼린 탓…가계부채는 1천182조원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기업의 자금상황이 크게 호전됐다. 일부 상장사의 영업실적이 좋아 돈이 들어왔지만 이를 활용한 설비투자는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6일 내놓은 '2013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서 비금융법인기업(민간기업+공기업)의 자금부족 규모가 2분기 1조3천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4년 4분기(7천억원 부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분기 7조5천억원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만을 보면 자금사정은 오히려 3조8천억원 '잉여'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는 등 상장사의 영업실적이 좋아지며 내부유보가 생겼다"며 "또 설비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가계의 자금사정은 악화했다.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는 30조1천억원에서 28조2천억원으로 2조원 가량 감소했다. 부채가 늘고 소비지출이 증가하며 자금 여유가 없어진 탓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재무상황도 나빠졌다. 2분기 가계의 부채는 1천182조2천억원으로 1분기보다 25조1천억원 불었다. 그러나 자산은 2천549조6천억원으로 19조7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을 부채로 나눈 배율도 2.19배에서 2.16배로 떨어졌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일반정부(중앙+지방)의 자금부족 규모도 22조9천억원에서 3조2천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정부가 한은에 차입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2분기 기업의 자산은 1천814조2천억원, 부채는 2천39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기업의 부채는 402조4천억원로 5년만에 약 두 배가 됐다. 정부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996조2천억원과 517조9천억원이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16 18: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