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약 30p 급락, 환율 5.2원 상승
아시아 증시도 '직격탄' 맞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20일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자금이탈 우려가 증폭되며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위기설에 휩싸였고 이는 아시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한국도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이날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크게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79포인트(1.55%) 내린 1,887.85로 장을 마쳤다. 5거래일 만에 1,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오전에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점심시간대에 인도 위기설이 부각되자 하락세로 돌아섰고 순식간에 낙폭이 커졌다.
기관이 2천86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그나마 외국인이 2천879억원 순매수해 지수 하락 폭이 더는 커지지 않았다.
프로그램 매매도 순매도가 우위를 점하면서 전체적으로 1천840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소위 '전차'(電車) 군단을 비롯한 대표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해 삼성전자[005930]가 1.32%, 현대차[005380] 2.35%, POSCO[005490] 1.66%, LG화학[051910] 3.65% 각각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급등한 1,120.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져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오후 3시 2분 현재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시화로 신흥시장에 자금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아시아 신흥시장 대표인 인도의 '위기설'이 유포된 탓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해외 시장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오자 그 영향을 받았다"며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중 경상수지 적자로 성장이 둔화하는 국가에서 자금이 빠지는 문제가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출구전략 시동설이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의 루피화 가치와 주식, 채권가격이 동반 폭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미국 달러에 대한 루피화 환율은 전날 63루피 선에 근접했고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65루피 선도 조만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뭄바이지수는 전날 1.6%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0.46% 하락한 상태다.
인도발 위기설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도 강타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61.75포인트(2.63%) 급락한 13,396.38로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67.56포인트(0.86%) 하락한 7,832.65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와 함께 위기설에 휩싸인 인도네시아 지수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4.28% 급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태국 지수는 2.7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0%, 홍콩 항셍지수는 1.83%, 싱가포르 지수는 1.44%, 말레이시아 지수는 1.82% 각각 하락했다.
미국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세계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폭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회의록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전 세계의 이목이 더욱 쏠리게 됐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20 15: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