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연합뉴스) 손현규 윤태현 기자 = 미국 경찰이 최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사건 당사자인 윤 전 대변인은 여전히 두문불출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한 이후 벌써 3개월째다.
인근 주민과 관할 경찰서 정보과 형사 중에서도 그의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가 없을 정도로 윤 전 대변인은 철저하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25일 경기도 김포시 모 아파트의 윤 전 대변인 자택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초인종을 수차례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아파트 1층 입구에 있는 윤 전 대변인의 우편함도 텅 비어 있었다.
경비원 이모씨는 "꽤 오랫동안 윤 전 대변인에게 오는 소포나 우편물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 가족들은 취재진이 우편함을 뒤져 사진 촬영하자 지난 6월 초부터 인근 우체국에 직접 가서 소포나 우편물을 찾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도 윤 전 대변인이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하고 칩거에 들어간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이 집을 드나드는 윤 전 대변인의 부인 등 가족만 몇 차례 봤을 뿐이다.
한 주민(75)은 "지난달 윤 전 대변인이 치킨 배달을 시켰다는 기사는 봤지만, 아직 그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주민이 '윤 전 대변인의 부인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그의 근황을 물었더니 울먹여 위로했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45)은 "윤 전 대변인의 부인이 가끔 오가는 것은 봤다"면서도 "간간이 기자 몇 명이 자택 앞에서 윤 전 대변인을 기다리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관할 경찰서의 정보과 형사들도 윤 전 대변인의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김포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기자회견 이후 윤 전 대변인 자택에 기자들이 몰려 주변 순찰을 강화했지만, 취재진이 전부 철수한 5월 말부터는 따로 순찰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서 윤 전 대변인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미뤄 자택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최근 관련 수사자료를 이미 연방검찰청에 넘겼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청은 경찰에서 넘어온 수사자료를 토대로 윤 전 대변인에 대해 당초 신고내용에 따라 '경범죄'(misdemeanor)를 적용할지, 아니면 '중범죄'(felony)로 바꿔 기소할 것인지를 결정한 뒤 가해자 조사를 위해 체포영장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5 15:0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