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융개혁 회의체 만든다
금융당국이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금융 구조개혁을 일으킨다는 목표하에 금융당국과 금융사, 금융소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금융개혁 추진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해 자본시장을 육성하는 등 금융 구조개혁은 신임 금융위원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서면답변서를 국회 정무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에게 5일 제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 후보자는 "저금리와 고령화, 금융과 IT 융합 등 금융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금융권은 예대마진 중심, 담보·보증 위주의 보수적 영업행태에 안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융개혁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지금이 금융개혁을 추진해야 할 마지막 기회이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이 된다면 금융 부문의 개혁을 이끌고자 사회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금융개혁회의를 신설해 금융개혁 방안을 검토·심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금융개혁회의는 정기적으로 금융규제를 점검·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1997년 금융정책과 감독기능 분리, 금융업권 칸막이 제거 등 개혁을 단행했던 금융개혁위원회를 벤치마크한 추진체다. 당국이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금융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금융업이 뭔가 고장난 상태"라고 질타하면서 "외환위기 전 금융개혁위원회가 한 정도의 과감한 구조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역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개혁 회의는 최 부총리의 질타 등 문제 제기에 대한 임 후보자의 대답인 셈이다.
임 후보자는 금융개혁 회의를 뒷받침할 추진기구로 금융개혁추진단을 두고 본인이 단장을 맡기로 했다. 금융개혁을 최대 현안으로 보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임 후보자는 추진단의 중심 논의 과제로 *금융감독 검사·감독 쇄신 *자본시장 육성 *기술금융 *핀테크 *금융사 자율 문화 정책 *규제개혁 틀 전환 등을 꼽았다. 임 후보자는 "자본시장은 창의적인 상품이 개발되고 혁신적 기업에 과감한 투자가 일어나는 금융의 최전선"이라고 규정하면서 "특히 제대로 된 사모펀드 제도 개편에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개혁 추진단 산하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주축이 된 금융개혁 현장점검단을 두고 현장의 불합리한 규제와 감독 관행을 신속 해결하기로 했다.
현장점검단은 금융회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인지, 제재 대상인지 애매했던 부분을 적극적으로 유권해석 해주고 현장에서 해결, 혁신적인 상품과 영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장점검단은 현장의 명문화되지 않은 구두·행정지도를 폐지·최소화하고 규제 개혁의 단초가 되는 현장 수요를 발굴하는 역할도 맡는다. 임 후보자는 금융위 조직 혁신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해 현장과 꼭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고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을 개선하며 이를 위한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