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서 TV 광고, 출판 마케팅의 과감한 도전
- 광고인이 쓴 책은 어떻게 광고할까?
- 2013년 5월, 출간 즉시 4대 온라인 서점 인문 베스트셀러 1위
/@ 북하우스퍼블리셔스
많은 이들이 스스로 멘토이기를 자청하며 자기 삶의 철학을 일방적으로 설파하는 시대에 ‘여덟 단어’는 바깥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판단을 믿고 가라고, 인생은 몇 번의 강의, 몇 권의 책으로 바뀔 만큼 시시하지 않다고 우직한 죽비 소리 같은 깨달음을 던지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스테디셀러다.
‘여덟 단어’의 저자 박웅현은 창의성의 전장(戰場)인 광고계에서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에 바탕한 광고 카피들로 대한민국 광고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온 주인공이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은 한 시대의 생각을 진보시킨 그의 명카피들이다.
박웅현이 만든 광고들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과 마음’에 주목한다.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고, 리어카에서 흩어진 과일을 주워주는 평범한 이들의 행동에서 사람 안에 사람이 있음을 일깨운다(‘SK텔레콤 <사람을 향합니다>’). 우리가 진짜 살고 싶은 집은 화려한 초고층 빌딩이 아닌, 사는 이에 대한 배려로 지어진 집임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광고를 흔히 ‘15초의 마술’이라고 한다. 찰나의 순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상품 판매를 자극하는 수단으로서 광고는 기능한다. 때문에 그 기능성의 극대화를 위해 시각과 청각의 현란함을 구사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박웅현표’ 광고들은 그 유혹을 비껴나 언제나 사람의 마음과 본질을 비추며, 우리 마음속에 길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여덟 단어’ TV 광고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이 기존에 자신의 분야에서 보여주었던 담백한 개성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됐다. 더불어 책 속에 담긴 저자의 목소리, 즉 세파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묵묵히 걸어갈 것을 당부하는 진심을 담담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이 정갈하고 차분한 화면과 화면의 여백을 채우며 잔잔히 흐르는 카피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화두를 던지며 광고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을 이어가게 배려한다.
2013년 5월 출간된 직후부터 전국 서점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꾸준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여덟 단어’는 현재 100쇄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여덟 단어’는 이번 TV 광고를 마케팅의 분기점으로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그동안 출판계에서는 저자와의 만남, 사인회, 강독회 등 고전적인 방식을 통해 도서 홍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매체를 활용한 광고의 경우에도 라디오나 신문을 통한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출판물의 TV 광고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90년대 초반 고려원이 무협지를 비롯해, 분야를 막론하고 TV 광고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이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버지’ ‘토정비결’ 등 수백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도서들이 TV 광고를 통해 더욱더 많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러나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출판계에서 TV 광고를 통한 마케팅은 주춤해졌다. 이후 비용 대비 효율에 대한 고민과 점차 디지털화 되고 있는 매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출판계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안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온라인 카페 및 블로그 운영은 물론이고, 유투브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도서 노출은 기본적인 마케팅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가운데에 2013년 여름, 조정래의 ‘정글만리’(해냄)가 도서의 TV 광고를 과감하게 시도하여 시장의 주목을 받은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