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계부채 해소위해 곁가지 아닌 본질적 대책 제시해야
- 왜곡된 자료와 헛발질 대책 책임 물어야
- 무슨 염치로 금융사 혁신 평가, 세미나 취소해야
최근 들어 금융위가 발표하는 정책은 현실성이 부족하고, 시장의 자율과 규제 완화보다는 노골적 개입과 금융사 줄세우기에 열중하면서, 위원장, 부위원장, 처장, 국장, 과장이라는 간부들조차 한결같이 보여주기식 발표 남발이나 권력의 심부름, 실적 아부에만 집중하는 듯한 모습은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할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주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대책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효과를 과장하기 위해 비교표 작성시 5년짜리 혜택없는 대출과 20년짜리 혜택이 있는 대출을 비교하는 등 중앙부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표를 작성하여 언론사에 배포하는 등 국민을 기만하는 짓을 부끄러움 없이 행하고 있다.
금융위가 정책을 제대로 알고 가계부채 대책을 세우는 것이라면, LTV, DTI를 제한, 규제하는 것이 우선이고, 1%운운 대출상품이나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유한책임 등의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곁가지에 불과하고 실효성이 의심되는 고정금리 대출전환이 무슨 거창한 정책인양 발표하는 것은 중앙부처로서의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더 나아가 지금의 금융위 정책수행 능력으로 보면 고정금리대출 전환 정책조차도 성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기나 방법 등의 관점에서 적절하거나 적당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위가 고정금리대출 전환으로 2%대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연체 이율이 15%라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갑갑하기만 하다. 가계부채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상환능력을 우려한 것이라면 연체이율이 정상이율의 6-7배가 적용되는 것이야 말로 상환능력을 더욱 상실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금융위는 아직도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을 모르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한심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다.
금융위의 헛발질은 이것만이 아니다. 금융위가 장수리스크 대비 80세부터 받는 신고령연금을 이르면 상반기 중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은퇴를 앞둔 55세 전후에 가입해서 한번에 목돈을 넣거나 적립식으로 가입해서 80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도록 하되, 적립식은 매달 20~30만원에 달하는 종신보험료보다 납입액을 낮게 책정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다만, 사망보험금을 주지 않고 해약이 불가능해 80대 중반 전에 사망하면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선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81세인데, 80세부터 종신토록 연금을 받게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55세 전후면 대부분 자녀의 교육자금 또는 결혼자금에 우선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며,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신고령연금을 가입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아하다. 고령연금인데 사망보험금이 없고, 중도에 해약이 불가하다는 것도 의아하다.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면 보험료 등 연금보험과 비교해야 하는데, 연금과 무관하게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보험료와 비교하는 것도 이상하다.
금융위는 신고령연금 이외에도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나 중증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보다 높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신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번 발표에 앞서 이러한 상품이 과연 개발 및 판매가 가능한 것인지, 사전에 업계와 충분히 협의해서 발표한 것인지 묻고 싶다.
금융위의 발표가 이상한 것은 비단 이것 만이 아니다. 최근에 발생된 병영 내 사고와 관련하여 군 복무중 발생하는 사망 사고를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는 병사 상해 보험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정작 업계에서는 개발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작년 8월에 출시한 노후실손의료비보험도 실적이 형편없고, 4대악 보상보험도 발표는 요란했지만 실적이 없다고 한다. 자전거보험도 초기에만 반짝했을 뿐 지금은 잊혀진 보험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금소원은 “사정이 이러한데, 금융위가 또 신고령연금을 발표했지만 졸속으로 보인다. 성공할 지 여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금융위가 계속해서 헛발질을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부처인데 1회용, 보고용 실적으로 포장하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발표에 앞서 실효성 여부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실효성이 없고 흐지부지할 일이면 처음부터 발표를 하지 말아야 한다. 금융위는 새로운 계획을 졸속 발표하기 보다는 기왕에 산적된 현안 문제라도 속히 해결하도록 집중하고 어용, 관변인사나 단체위주로 이용하지 말고 쓴소리도 겸허히 수용하며 해결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