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폭을 감안하면 최소 30% 이상 가스요금 인하해야
내년 1월 1일부터 가스요금이 평균 5% 내외로 인하된다고 한다. 유가하락에 따른 절감분을 전기·가스요금에 즉각 반영시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펴질 수 있도록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최근 6개월 사이에 유가가 반토막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스요금은 5% 내외로 찔끔 내린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요금에서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89%나 되는 가스요금의 특성을 감안할 때 5% 인하폭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최근 유가하락을 가스요금에 제대로 반영시키면 요금 인하폭은 5%보다 더 커진다. 국제유가는 지난 상반기 110달러 선에서 6개월 만에 50달러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50% 가까운 유가하락폭에 원료비 비중 89%를 적용하면 요금을 40% 이상 인하해야 한다. 여기에다 환율인상분과 다른 변수들을 반영한다 해도 30% 수준의 인하 여력이 발생한다. 최소한도 1/3은 인하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가스요금을 5% 수준으로 인하하겠다는 것은 대통령 지시니 마지못해 '인하하는 흉내'만 내자는 것이다. 더군다나 연중 가스 사용량이 가장 많은 1월∼2월에 국민들을 원가보다 비싼 가스를 사용하게 만든다는 것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폭리를 취해보자는 처사다. 두 달에 한 번 요금을 조정할 수 있으니 가스 사용량이 대폭 줄어드는 봄에 더 인하하면 된다는 식인지도 모른다. 서민들은 추운 겨울을 보내더라도 공급자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겠다는 식의 사고방식인 듯하다.
올해 안에 주택용과 산업용 등 용도별 가스요금의 세부 인하폭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요금 조정에서 유가하락에 따른 절감분을 제대로 반영시켜야 한다. 더욱이 지금과 같이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때에 유가하락폭 이상 가스요금을 인하해도 된다. 명분만 내세우고 실리는 없는 처사로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 민생경제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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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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