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원 방대식 단청장
<자료 : 월간코리아인> |
우리의 조상의 지혜와 얼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재를 훼손되지 않게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하는 것 또한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단청, 탱화, 개금, 벽화 등 특히 불화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로 고유의 문화재를 전통적 기법으로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시켜온 정각원 방대식 단청장(010-7482-2247 / 문화재 수리기능 보유자 3792호)은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 분야 현장실무를 갖춘 달인으로 불리고 있다. 고집스럽게 한 50여년 한길 장인정신속에 길을 걸어온 방 단청장에게 문화재 복원에 대한 설명과 방법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끈기와 열정으로 문화 유산 보존 위해 헌신
"지난 남대문 방화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재 복원은 고도의 전문화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한 분야로 수리 현장에 대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 복원하여 문화재 원형보존을 기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방 단청장은 지난 1967년 대원산 대산스님의 문하에 들어와 1974년 보물 916호인 법주사 원통보전 단청으로 입문하였다. "지인이 제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면서 권유하더군요. 대산스님을 만나 여러 가지 불화와 단청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며 배웠습니다" 방 단청장의 고집스런 우직함과 재능이 만나 실력은 일취월장 하였고, 어느덧 전국의 불사에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고.
특히 색채의 세밀함과 원근의 묘사가 탁월하여 스님들로부터 극찬을 받는 등 스승도 인정하는 제자가 되었다. 이러한 공로로 불화, 단청, 개금 등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여 주요 사찰에서 수차례 공로패를 수여받은 바 있는 방 단청장은 지난 50여년간 5백여 작품이 넘게 시공하여 우리나라 문화재 복원에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불교 미술의 대가로서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적 기량을 바탕으로 불화에 혼을 불어넣으며 불교문화의 정수를 다시 꽃피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단청은 불전을 장식하는 화려한 색채와 그림으로 사찰 장식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청, 적, 황, 백, 흑색의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입니다. 우리가 사찰에서 불전 건물에 단청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불전을 장엄하고 아릅답게 장식하여 신성한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함이죠"
방 단청장은 이러한 단청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표현하는데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색들은 채색과 선이 밝고 부드러우며 명랑하다. 여기에 사찰의 장엄함과 화려함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기념물로써 성격을 부여해내는데 충실하고 있다. "단청의 기원은 삼국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되었으나 지금 남아있는 것은 임진왜란 시대 이후의 것들만 남아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천연광물에서 채취한 색소를 바탕으로 채색을 하였기에 세월이 지나 색감이 탈색되고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화학안료를 사용하여 예전의 은은하고 웅장한 느낌이 덜하는 것이지요"
◇한국 사찰의 멋을 살리는 역할 톡톡
지금까지 방 단청장은 법주사 원통보전을 시작으로 괴산 청천 화양동 채운사 단청, 제천 장락사 극락보전 단청(보물 459호 지정), 설악산 신홍사 괴조암 단청, 충주 우암정사, 대흥사 단청, 목포 유달산 정광 정혜원 단청, 하동 지리산 칠보정사 단청, 목포 고하도 이충무공(모충각 유형문화재 39호 단청), 진도 남도석성(사적 127호) 단청, 제천 몽암사, 원주 소림사, 동해 지장사, 파주 여래암, 포천 흥안사, 충주 법정사, 지난해 작업한 충북 괴산 산막이길 환벽정 정자각 단청, 외 400여 곳을 단청하는 등 수많은 사찰의 복원 작업에 참여해 왔다.
지금도 손이 익은 일이지만 밤에도 동그라미, 세모, 네모를 그리는 습관을 가지고 항상 붓을 놓지 않는 그는 손끝에서 탄생한 수많은 작품들로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을 다시 복원하는데 그 중심에 있어왔다. 소박하고 단순하며 따뜻한 정감이 서린 우리의 문화유산을 재현하는데 일조해 나가고 싶다는 그는 오랜시간 정교하고 섬세한 작업을 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라며 고되고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고 웃으며 말했다. "단청 중 머리초와 머리초 사이에 공백과 벽체 그리고 공포벽과 편액에 회화적인 수법으로 장식을 그려넣은 것을 별화라고 부릅니다. 이 별화는 궁궐 단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찰단청의 특징적인 요소이기에 한국 사찰의 멋을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신경을 써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 필요, 후학 양성에 매진할 터
충청지역의 중심에 서서 활발히 활동해온 방 단청장은 지금까지 작업에 대해 한마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표현하며 정토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그리는 것은 고행 그 자체이면서 우리의 문화재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는 구도의 여정입니다.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방 단청장은 후학양성에도 적극 매진중이다. 제자 양성은 물론 후진 양성에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는 문화재 이수자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형문화재 지정과 인정심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화재 수리 및 복원 분야는 역사성, 학술성, 예술성을 다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재현하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데에 있어서도 보다 체계적인 제도적 마련이 절실한 이유이구요. 문화재 심사와 더불어 계파 중심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나아가 문화재 전승자들의 권익 향상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방대식 단청장은 현재 (사)한국문화재보전기능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장인정신을 가지고 문화재 수리 분야에 탁월한 업적을 남겨왔다. 후학양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문화 유산 보존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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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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