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23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나눔의 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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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있어서 자연은 결코 새로운 논지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이 철학에 있어서처럼 인간과 초자연적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예술의 중요한 소재가 되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예술작품은 인간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에 의해 만들어지는 창작물이다. 즉 인간 전체의 내적, 외적 현실이 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고 이는 초자연적인 이념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자연의 미란 인간을 포옹하고 있는 자연의 품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몰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동이라 할 수 있으며 이처럼 자연 전경이 가장 본질적인 시각적 모티브인 그림'을 풍경화라고 한다.
풍경화는 인간이 자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 따라서 작품 속의 자연의 모습은 인간의 역사에 나타난 자연관의 변화를 반영하여 개개인에 따라 그리고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동양에서는 자연을 하나의 신비롭고 경이로운 대상으로 여겼다. 동양의 풍경화는 산수화라고 하며 직업적인 화가뿐만 아니라 선비나 학자, 시인들이 즐겨 그리면서 자연과 인간의 융화를 꾀하는 일종의 수련방법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동양에서는 서양보다 산수화가 회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크며 일찍 발달했다.
정의부 화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새의 군무를 화폭에 담아온 원로로 작가로 화력 60년을 넘어선 그의 예술세계는 연륜을 더할수록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정 화백은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추상주의 화풍 아래 유유자적함이 넘치는 동양화의 특성을 살려 여유와 낭만이 숨 쉬는 차별성으로 해외에서도 자주 초대받는 역량 있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사실적인 묘사에 능한 정 화백은 풍경, 인물, 정물을 망라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탁월한 묘사력으로 대상의 특징을 화폭에 담아낸다. "일련의 작품에서 보이듯 대부분 소재들은 일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연 속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소재에서 느껴지는 심상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는 정 화백은 한정된 주제로 작품의 모티브를 제약하기보다는 자연의 다양한 테마들을 그만의 메타포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자연경관이나 일상적인 대상을 배치한 사물 등 그가 그려내는 자연의 이미지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들이 대부분이며 자유롭고 격 없이 흩어져 그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정 화백의 작품을 보면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도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감각적인 붓 터치와 색의 조화가 적당히 병치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살리고 있으며 이러한 색채대비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정 화백은 자신만의 화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정 화백은 "화가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미리 머릿속에 그림을 담고 있어야만 하는데, 나는 자연 앞에만 서면 본능적으로 머릿속에 풍경화가 그려진다. 그래서 풍경화를 그린다. 풍경을 그릴 때는 빛의 변화에 따른 아름다운 인상을 모색하고 기본에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부 화백의 풍경화엔 그만의 풍경이 간직한 이야기들이 오롯이 녹아있다. 지난 2012년에는 정 화백의 '여로 따라 흘러온 화필'이라는 화문집 발간 기념 개인전이 라메르갤러리에서 열렸는데 이 화문집에는 60년을 미술과 함께 걸어온 세월 속에서 그의 화단과 관련된 경험, 에피소드, 그리고 미술상식 등이 위트있고 유머러스하게 담겨 있다. 신라시대 문무왕부터 세잔, 고흐 등 당대의 미술가부터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미술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있고 세상사는 이야기들도 있으며 어려운 현실을 딛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젊은 화가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도 있다. 이 화문집은 150여 페이지의 레이아웃과 컨셉이 제각기 다른데 정의부 화백은 이 모든 작업을 직접 디자인해, 보는 이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유발하도록 제작했다.
한편 정의부 화백은 오는 9.17∼23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나눔의 향기전'이라는 전시회를 앞두고 있다. 언젠가부터 주위 모두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정 화백은 "우선 내 나이가 희수가 다 되도록 살게 해 주신데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고 화가의 길을 들어선 이래 한 번도 붓을 놓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내가 존재할 수 있게 해 주신 주위의 많은 분께 감사하다. 그래서 평소에 나를 사랑하고 정을 깊이 나눈 이들에게 무언가 감사와 보은의 길을 생각하게 됐고 그 결심 하에 내가 가진 유일한 무형재산인 재능을 나누어 드리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 화백은 "네 감사하는 마음과 정성이 담긴 수채화를 그리되 최선을 다해 그려야 한다는 생각에 약 2년간 300점의 작은 그림을 그렸고 70여 점을 선별해 전시하려고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나눠 드리고 기증도 하고자 하오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부 화백
▲개인전
- 국내 21회(덕수미술관, 동덕미술관, 서울갤러리, 인사아트센터, 정부종합청사화랑 등)
▲그룹전
- 상형전 회원전 및 해외전
- 일본 아시아현대미전 국제공모전 초대출품
- 한국수채화협회전 및 아세아수채화 작품전, 연맹전 등 해외전 출품
- 대한민국 구상작가 회화제 출품
- 송파미술대전 기회창설 및 출품
- 현대사생회 회원전
- 스칸디아화랑 초대전
- 한국구상미술원로 작가전
- 기타 각종 그룹전 약 900여 회 출품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상형전 고문, 현대사생회 고문, 송파미술가협회 고문,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고문, 한국구상미술원로작가회원, 일본 아세아미술협회 객원이사, INSEA 국제회원, 성동미협 고문, 너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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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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