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한솔뮤지엄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해발 275m 높이의 산 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파란 하늘이 끝없이 펼쳐지고 맑은 공기와 꽃향기가 콧등을 어루만지는 이 자연 속 박물관·미술관이 16일 문을 연다.
한솔그룹(회장 조동길)이 '전원형 뮤지엄', '슬로우(Slow) 뮤지엄'을 지향하며 8년여의 준비 끝에 개관한 한솔뮤지엄은 면적 7만 1천여㎡(약 22만 평) 규모의 대지 위에 펼쳐진다.
첫 관문인 웰컴 센터를 지나 700m에 이르는 거리를 쭉 걸어가다 보면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박물관, 미술관,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이 이어진다.
'플라워가든'에서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붉은 패랭이꽃 80만주, 하얀 자작나무 180여 그루와 미국 조각가 마크 디 수베로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 펼쳐지는 '워터가든'은 뮤지엄 본관 주변을 물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잔잔한 물의 정원이다.
한솔뮤지엄 워터가든 |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국보와 유물, 20세기 한국 대표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지나면 신라 고분에서 영감을 얻은 '스톤가든'이 펼쳐진다.
조각가 조지 시걸의 '두 벤치 위의 커플', 헨리 무어의 '누워있는 인체', 토니 스미스의 '윌리', 베르나르 브네의 '부정형의 선'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이 자연과 어우러진다.
한솔뮤지엄은 개관을 기념해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16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진실의 순간(A Moment of Truth)' 전을 연다.
박물관에서는 종이의 탄생과 제지 기술의 발전, 한지 제작기술 등 종이의 역사와 의미를 유물과 시각자료를 통해 생각해본다.
고려 현종에서 선종에 걸쳐 간행된 초조대장경 중 하나로 화엄경 목판본 중 가장 오래된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36'(국보 제277호) 등 국가 보물과 종이 발명 이전의 기록매체였던 파피루스를 볼 수 있다.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와 종이를 매체로 하는 판화, 드로잉 작품을 대거 소장한 미술관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한묵, 문신, 이쾌대, 권옥연, 김창열, 박서보, 정상화, 이우환과 백남준 등 소장품에서 고른 100여 점을 선보인다.
미국 출신의 대지예술가이자 라이트 아트(Light Art)의 선구자인 제임스 터렐의 이름을 딴 '제임스터렐관'에서는 '제임스 터렐: 진실의 순간'이라는 전시가 진행된다.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빛을 지각하는 방식과 효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터렐의 작품 '겐지스필드(GANZFELD)', '웨지워크(WEDGEWORK)', '호라이즌(HORIZON)',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 등 네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고 뮤지엄 전체 관람 거리도 2.3㎞에 이르러 2시간 정도 소요되는 만큼 마음먹고 주말 하루를 투자하면 온가족이 자연과 예술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한솔뮤지엄 조감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5 19: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