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축지진달래예술단' 단장 엄정숙 씨
“한국예술단과의 합동공연,
너무도 즐거웠습니다”
[류재복 대기자]
점점 잊혀져 가는 조선족 전통예술을 끝까지 지키려는 장인(匠人)이 있다. 그가 바로 ‘청도축지진달래예술단’ 단장을 맡고 있는 엄정숙씨(65세)_. 그녀의 고향은 중국 흑룡강성 해림이다. 그러나 시집을 간곳은 길림성 돈화, 그곳에서 향(鄕) 정부(우리로 말하면 면사무소)방송원으로 일하다 한국인과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청도로 2002년에 이사를 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04년에는 남편과 사별을 했다.
남편과 사별 후 힘들게 외롭게 지내는 것을 알게 된 엄 단장의 딸(육봉미)이 어머니의 춤을 잘 추는 모습, 그리고 운동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등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을 알고 예술단을 만들어 운영해 보라고 권했다. 이런 딸의 권유에 엄 단장은 2010년도 딸이 보태주는 5만위안(1천만원)을 갖고 장구 12개, 고전복장 12벌을 마련하고 청도시 교외의 조선족동포들이 집단으로 부락을 이루고 있는 ‘청양구’로 이사를 하고 이곳에서 단원을 모집했다.
그리고 청양구 ‘소수민족연합회’ 대표로 있는 한족을 찾아가 창단의 뜻을 밝히자 그는 청양구조선족연합회 명예회장을 맡기면서 협조의 뜻을 밝혔다. 이후 엄 단장은 청양구조선족노인협회 지원을 받으면서 노인협회서 운영하는 ‘아리랑예술단’과도 관계협력을 이루었다.
그리고 엄 단장은 별도로 백두산의 기상을 생각하면서 ‘장백예술단’을 창단, 광고를 내고 연변에 가서 연변가무단 출신 단원들을 초청했는데 이때 8명이 엄 단장을 따라왔다. 이 일로 엄 단장은 전국부녀회에 알려지면서 상장을 받았고 그 후 연변의 주화(州花)가 진달래임을 알고 아리랑예술단과 장백예술단을 통합하여 ‘청도진달래예술단’으로 재 창단을 했다.
리더십과 추진력있는 어머니 모습에 딸이 창단권유
2011년, 연변TV 설날특집 출연계기로 널리 알려져
그러나 활동장소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수중에 갖고 있는 2만위안(400만원) 으로는 연습장소를 구할 수가 없어 관내 빈 공장을 전전하면서 연습활동을 하다가 어느 교회가 장소를 빌려줘 그곳에서 1년6개월간 활동을 했다. 그러나 그곳도 재개발 지역으로 헐리면서 부근의 헌집을 찾아 3개월간 연습을 했다. 이후 엄 단장은 이래서는 안되겠다 생각을 하고 소수민족연합회 한족예술단을 찾아가 문화관을 만들어 달라고 간청을 했다.
그 결과 청도시 문화관 관장을 통해 청양구 문화관장을 만나 청양구 문화관을 함께 사용하면서 2011년 연변TV 설날특집에 단원들을 데리고 첫 방송에 출연하자 ‘청도진달래예술단’ 이름이 최초로 방송을 타고 알려졌다. 그리고 그해 연변지역에 대 홍수가 났다. 이 수해를 돕기 위해 청도에서 조선족기업가 회의가 열렸는데 엄 단장은 이때 단원들을 개막회의에 출연시키고 개런티로 1000위안(20만원)을 받았는데 엄 단장은 500위안을 더 보태 1500위안(30만원)을 수해성금으로 기부를 했고 이 행동은 바로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엄 단장은 돈 보다는 민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지역 내 운동회 등 기타 행사 때도 무료로 단원들을 출연시키는 등 사회적 지지를 받았다. 그 후 엄 단장은 단원 22명을 이끌고 동북연출에 나섰다. 길림성내 연길, 용정, 화룡, 돈화 등 주로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서 조선민족의 예술을 맘껏 보여주고 싶었다. 이곳에서의 연출을 계기로 엄 단장은 전국부녀연합회에서 ‘3.8紅旗手’(여성모범공산당원) 휘장을 받았고 최고의 휴양지 ‘베이다흐어’에서 교육까지 받는 등 그의 활동노력이 빛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부터 고향에 가서 회보연츨 공연을 하고 동북 각 지역의 시장들이 초대를 하는 등 그야말로 동북지방 연출은 계속 성공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청도시가 있는 산동성의 산동TV가 연예프로 경연대회에 출연한 진달래예술단을 적극 보도하자 엄 단장은 일약 떠 버렸다. 특히 산동방송국에서는 우리민족의 고유의 춤인 아리랑에 대하여 특별취재를 했다.
산동TV ‘아리랑’공연 특별보도, 베이징 중앙TV도 방송
청도 ‘축지수산회사’ 협찬으로 예술단명칭 바꿔
엄 단장은 아리랑 이외에 ‘청도는 해변가로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청도를 구상한 특별한 춤을 개발, 이 춤을 무대를 통해 청도시민에게 알리자 그들은 “아름다운 노래와 춤을 보고 너무 기뻤다”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예술단은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명세를 타자 청도의 수산물 회사인 ‘축지수산물유한공사’ 김대용 사장이 엄 단장을 찾아와 엄 단장을 돕겠다고 했다.
이때 엄 단장은 2011년, 그해 가을에 있을 대공연 시합을 앞두고 의상 등 어려움을 말하자 김 사장은 3만위안(600만원)을 협찬했다. 이 결과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경연대회에서 무용 ‘축수’에서 금상, ‘아리랑’에서 은상을 받는 등 쾌거를 이루었다. 그 후 2011년 연말결산대회에 다시 출연, 9개의 프로그램 중 5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이때 중앙정부 국가민족사무위원회 간부들이 모두 관람하는 등 예술단의 진가를 맘껏 발휘했다.
사실 현재 중국에서는 조선족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엄 단장은 창단 3주년을 맞은 지난해 기념공연을 성공리에 마치자 ‘청도축지수산회사’의 김대용 사장이 25000위안(500만원)을 또 협찬했다. 이때부터 엄 단장은 김 사장의 후의가 너무도 고마워 ‘청도축지진달래예술단’으로 예술단 명칭을 변경해 현재도 계속 단원들을 이끌고 조선족예술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자금사정이 매우 어렵다. 우선 단원들의 각종 단체복과 무용복 등 의상구입에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 한번 공연에 출연을 하면 전에는 개런티로 5000위안(100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1000위안(20만원), 적게는 500위안(10만원)도 받는다고 했다. “어느 때는 너무도 힘들고 어려워서 포기 하려고 하다가 향우연합회, 노인협회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특히 조선족사회에서 우리를 보는 기대가 많기에 인내로 버티고 있다”고 엄 단장은 말했다.
22명의 단원과 힘 합쳐 조선족문화 전통계승에 노력
한중 합동공연 수차례, 한국무용 연구, 배우고 싶어
그러나 엄 단장은 “어머니가 못하면 제가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에 어머니에게 이 사업을 권유했기 때문이지요”라는 딸의 말에 고무를 얻어 어떻게 하든 예술단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자부심과 다짐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 조선족의 문화전통을 체험해 온 노인협회 회원들의 지지가 크기에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말하는 엄 단장은 내년에 있을 창단 5주년의 공연준비에 정열을 쏟고 있다.
그간의 한중 합동공연 상황을 들어보니 “2011년, 청도에서 송해 MC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 청도편을 합동으로 공연했고, 2012년, 청도에서 오페라가극단과 춘향전을 연출했고 서울 양천구 평통자문회의와 합작공연을 했으며 2013년, 한국을 방문, 합동공연을 했고 또 청도 청양구에서 조선족대표로 출연, 1만위안(200만원)의 상금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청도에서 매년 개최되는 맥주절에 초청을 받아 젊은이들과 함께 공연을 한 것도 중요했다”고 엄 단장은 말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6일, “중국 서안을 최초로 방문, 한국의 국악예술단과 합동 공연을 하면서 2박 3일간 함께 즐거웠던 시간들을 보낸 것이 현재까지 해 온 공연중 가장 즐겁고 신나고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엄 단장에게 희망과 바램을 묻자 그녀는 “대한민국은 내 조국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합동공연을 더 많이 해 산동 땅에서 우리 이름이 더욱 더 빛나고 싶다”면서 “특히 한족들이 우리를 지지해주고 있다. 내가 한국을 자주 오는 것도 중국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더 빛이 날까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한국무용을 배우고 싶다”고 힘차게 답했다.
이번 서울나들이에서 엄 단장은 ‘사단법인 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를 방문, 엄원지 회장과의 협의를 거쳐 중국 청도지부장 임명을 받고 한중예술교류 발전에 더욱 더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예술단 단원의 전체기념 촬영
단복을 입은 엄정숙 단장
류재복 大記者 yjb08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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