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국내서 '신종플루'라 불린 A형 독감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각종 바이러스성 전염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높은 콧대를 자랑하던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의 보험약값이 대폭 깎였다.
애초 예상보다 사용량이 급증하면 보험당국과 약값 협상을 벌여 약값을 재조정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 한국로슈와 타미플루 보험약값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 끝에 약값을 큰 폭으로 깎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1캡슐당 타미플루 30㎎은 1천922원에서 1천730원으로, 타미플루 45㎎은 2천403원에서 2천163원으로 각각 10% 인하됐고, 타미플루 75㎎도 3천11원에서 2천806원으로 6.8% 떨어졌다.
타미플루 75㎎의 보험약값이 깎인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타미플루 30㎎과 45㎎의 가격이 인하된 것은 처음이다.
건보공단은 타미플루 등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중에서 2011년과 비교해 2012년 청구량이 60% 이상 증가한 보험약에 대해서는 이른바 '사용량-약값 연동' 장치에 따라 제약사와 약값 협상을 해 가격을 낮췄다.
타미플루를 둘러싸고는 전 세계적으로 약효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에 본부를 둔 국제적인 비영리 의학전문가 그룹인 코크런연합(The Cochrane Collaboration)은 타미풀루에 대한 메타분석 보고서를 지난 9일 세계 유수의 의학전문지인 영국의학저널(BMJ)에 실었다.
코크런연합은 500페이지가 넘는 장문의 보고서에서 타미플루가 독감이 위세를 떨치는 기간을 평균 7일에서 고작 6.3일로 줄일 뿐이며, 특히 어린이에게는 효과가 불분명한데다, 천식을 앓는 어린이한테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독감을 예방하려고 타미플루를 복용하면 심리적 장애와 함께 신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영국과 미국 등 각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 어치의 항바이러스 약물을 비축하느라 세계적으로 엄청난 돈을 낭비했다고 코크런연합은 비판했다.
이에 대해 타미플루 제조사인 로슈는 이번 연구에 문제점이 있다고 반발하면서 타미플루는 안전하며 효능이 있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30 06:00 송고